안전 기준 무시·분쟁으로 인프라 곳곳 파손…화재 발생 용이
이라크 총리, 화재 피해자 위해 "모든 구조 노력 동원"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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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이라크 함다니야 카라코시에서 열린 결혼식 도중 화재가 발생해 건물 자재가 까맣게 그을린 채 무너졌다. 이 화재로 최소 100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부상했다. 2023.09.2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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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진영 정윤영 기자 = 이라크 북부 카라코시에서 결혼식 도중 불이 나 최소 100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가연성이 높은 조립식 건축 자재가 유독 가스를 방출해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AFP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이라크 INA통신을 인용해 니네베주(州) 함다니야 지역에서 열린 결혼 피로연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적신월사는 사상자 수가 450명에 육박했다고 집계했으나 정확한 사망자 수는 발표하지 못했다.
이날 화재는 축하 행사 중 불꽃놀이가 시작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그을린 건물 잔해 위로 기어오르며 연기가 나는 건물을 수색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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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이라크 함다니야 카라코시에서 열린 결혼식 도중 화재가 발생해 식장 건물 천장이 무너진 모습. 직접적 화재의 원인은 불꽃놀이로 추정된다. 2023.09.2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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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화상을 입은 하객 라니아 와드는 AFP에 신랑과 신부가 "천천히 춤을 추던 중 불꽃이 천장으로 올라가며 식장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화를 면한 17살 난 소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며 "질식할 것만 같았고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 몰랐다"고 했다.
민방위 당국은 성명을 통해 행사장 내부의 "인화성이 높고 안전 기준에 반하는" 조립식 패널이 쓰였다며 "가연성 높은 저가 건축 자재 때문에 화재로 천장 일부가 붕괴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이 들어간 패널이 연소하는 과정에서 유독 가스가 방출돼 위험 요소가 가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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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이라크 북구 함다냐 지역에서 발생한 결혼식 피로연 현장에 앰뷰런스가 출동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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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건설 안전 기준은 종종 무시되기 일쑤다. 여기에 수십 년간 이어진 분쟁은 생활 기반 시설 곳곳을 파손해 치명적 화재를 발생시키곤 한다.
지난 2021년 7월에는 이라크 남부의 한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6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같은 해 4월에는 바그다드 소재 병원에서 산소 탱크가 폭발해 80명 이상이 사망했다.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총리는 보건부와 내무부 장관에게 화재 피해자를 돕기 위한 "모든 구조 노력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보건부는 바그다드 및 다른 지방에서 의료인력 및 차량을 파견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장 목격자들을 인용해 사건 발생 당시 행사에는 수백 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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