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일부 석유 수출 제한 변동
사우디-미국 관계 개선 기대
미국 멕시코만의 해양시추 설비 모습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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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사우디아라바이와 러시아의 감산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로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수요 둔화 가능성에 안정을 되찾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39% 떨어진 배럴당 89.68을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센트 소폭 상승하는데 그치며 93.2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배럴당 96달러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는 사우디-러시아의 자발적 감산 조치 연장과 중동 산유국의 냉방시즌(5~9월)이 맞물리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면서 3분기에만 26%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급 이슈는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 중동 냉방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유가에 미치는 계절적 영향이 사라질 예정인데다 무엇보다 사우디-러시아의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일부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와 유황 함량이 높은 저품질 디젤에 대한 일부 제한을 해제하는 등 원유 수출에 약간의 변경을 승인했다.
석유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로이터 통신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재정적 타격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장기간 수출을 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OPEC+의 실질적 리더인 사우디는 세계 경제를 침체의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원유 수요도 유지할 수 있는 높은 유가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책적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방적 감산에 따른 반작용으로 경기가 둔화해 유가가 하락한다면 OPEC+ 회원국의 단결력은 와해될 수 있다.
또 미국과 사우디 간 협력이 진전되면서 글로벌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직접 사우디를 찾아 원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사우디가 외면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최근 양국 관계는 다시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이날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합의 일환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광범위한 감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랜 앙숙인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대협정의 핵심으로, 사우디는 이를 위해 미국에 안전 보장과 함께 원전 건설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 민간 핵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는 핵 프로그램 전용을 막기 위해 감시 체계를 요구해왔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에너지 담당 연구원은 “사우디가 진지하게 미국과 핵 프로그램 개발 합의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결정으로) 더 많은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그런가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플러스(+)에 가입하지 않은 주요 산유국의 생산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유가를 진정시켰다. 골드만삭스는 브라질, 가이아나 등 비(非) OPEC+ 공급량이 내년엔 하루 11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보다 높은 130만배럴로 추산했다.
공급 우려가 잦아드는 동시에 수요 둔화 우려는 한층 커졌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리가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할 경우 경기가 둔화되고 이로 인해 원유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
앤드루 리포우 오일어소시에이츠 회장은 로이터에 “시장은 더 오랜 기간 금리를 높게 유지하려는 연준과 씨름을 하고 있다”며 “이는 수요 측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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