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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100달러 가도 괜찮다”…미국 내 희망적 시나리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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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미국 오클라호마의 원유 저장시설 모습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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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글로벌 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등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설사 배럴당 100달러를 넘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미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 소매가는 지난주 1갤런(3.78L)당 3.88달러를 기록했다. 올해에만 25% 이상 상승한 것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물가를 자극하고 가계와 기업의 지출은 감소해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에너지 위기 시기를 비롯해 2008년의 고유가 사태 때 미국의 경기는 급속도로 침체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제 예측 경로와 달리 이번 에너지 급등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수십 년 전과 비교할 경우 에너지 소비의 효율성이 훨씬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작을 수밖에 없단 것이다.

특히 현재 유가는 과거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2008년 미국 내 평균 휘발유 소매가를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현재 가치로 환산한다면 1갤런당 5.71달러에 달한다. 현재 3.88달러보다 50% 가량 높은 수치다.

또한 배럴당 150달러 선을 위협했던 2008년 초고유가 때의 상승률과 비교한다면 현재 유가 상승률은 완만한 편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미국 경제의 원동력으로 불리는 소비자 지출은 최근 유가 상승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의 소매 판매는 전월에 비해 0.2%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제임스 해밀턴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유가 상승에 대해 “과거와 비교하면 훨씬 완만한 상승”이라면서 “다만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충분하고, 당국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는 공급 우려 완화와 수요 둔화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안정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39% 떨어진 배럴당 89.68을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센트 소폭 상승하는데 그치며 93.2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배럴당 96달러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는 사우디-러시아의 자발적 감산 조치 연장과 중동 산유국의 냉방시즌(5~9월)이 맞물리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면서 3분기에만 26%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급 이슈는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 중동 냉방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유가에 미치는 계절적 영향이 사라질 예정인데다 무엇보다 사우디-러시아의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일부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와 유황 함량이 높은 저품질 디젤에 대한 일부 제한을 해제하는 등 원유 수출에 약간의 변경을 승인했다.

석유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로이터 통신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재정적 타격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장기간 수출을 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요 둔화 우려는 한층 커졌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리가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할 경우 경기가 둔화되고 이로 인해 원유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

앤드루 리포우 오일어소시에이츠 회장은 로이터통신에 “시장은 더 오랜 기간 금리를 높게 유지하려는 연준과 씨름을 하고 있다”며 “이는 수요 측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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