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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비명계’ 송갑석, 가결표 색출 당내 압박에 “자기증명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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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최고위원들이 입장하고 있다. 앉아 있는 이는 송갑석 최고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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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에서 사퇴한 송갑석 전 최고위원이 25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의 ‘가부’를 밝히라는 일부 당원의 요구에 “자기증명을 거부한다”며 “그것이야말로 양심과 소신에 기반한 제 정치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이 결코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에 영장 기각을 호소했다.

송 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마지막으로 참석해, 미리 준비해 온 ‘사퇴 입장문’을 읽었다. 이 자리에서 송 전 최고위원은 “검찰은 누가 봐도 과도하고 악랄한 쌍끌이 저인망식 수사로 이 대표 본인과 주변을 초토화시켰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은 2년 넘게 이어져온 검찰 수사의 정치성, 부당성을 사법부의 판단 과정을 통해 분명히 밝혀 그 매듭을 끊으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도 가결의 의미를 결코 오해해선 안된다”며 “이 대표에게 불구속으로 재판받을 기회가 반드시 보장되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 전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책임은 의심의 여지 없이 분명하고 무겁기에, 사퇴는 저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라며 “다시 한 번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의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려고) 분투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며 “메말라버린 신뢰, 실종된 리더십, 빈약한 정치적 상상력 등 우리 당의 현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부결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그는 “(가결은) 저의 실패였고 지도부의 실패였으며 168명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의 실패였다”며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체포동의안에 가결 투표한 의원들을 색출하려는 강성지지층의 움직임에 “우리 당 국회의원들은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저는 자기증명을 거부한다”며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 줌의 씨, 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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