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총선 전까지 사퇴 없다” 못 박은 친명, ‘옥중 공천론’ 띄우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재명 구속 대비 ‘플랜B’ 제기
친명 “최악 오더라도 권한 행사”
지지자 달래기 내부 결집 의도
당내선 “거론 부적절” 비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상황에 대비한 친이재명(친명)계의 이른바 ‘플랜B’ 가동 여부에 당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 사퇴는 없다”고 못 박으면서 이른바 ‘옥중 공천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지난 21일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옥중에서 당대표 권한을 활용해야 하나’라고 묻자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당대표로서의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구속되든 불구속되든 당대표의 리더십을 확실하게 보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당 지도부도 더 견결하게 이 대표 중심으로 뭉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플랜B는 없고 옥중 공천도 불가능하다”던 데서 미묘하게 뉘앙스가 바뀐 것이다.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에서 “플랜B라는 건 없다”며 “어떤 분들은 구속되면 그 상태에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느냐, 옥중 공천하지 않겠느냐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 시스템에 의해서 공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시스템 공천이 아니기 때문에 대표직을 내려놔도 되느냐’고 묻자 “그때 이 대표가 당 안팎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당 지도부와 논의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정 의원 발언의 변화를 볼 때 이 대표가 만약의 경우 구속되더라도 ‘버티기’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친명계 최고위원들도 22일 내년 총선까지 이 대표 사퇴는 없다고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구 좋으라고. 이 대표의 사퇴는 없다”며 “이 대표 체제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일로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저희 ‘이재명 지도부’는 끝까지 흔들림 없이 이 대표 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 대한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는 것을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체포동의안 가결은) 이 대표를 탄핵한 것이라는 말까지 있었다.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들에게는 절대 다시는 잃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와 결속이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 이 대표와 함께 이 난국을 헤쳐나가겠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달 17일 MBC 라디오에서 “ ‘만에 하나 영장이 발부된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플랜B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최고위원은 ‘구속되더라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필요하다면 그것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내에서는 ‘옥중 공천 거론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수도권 의원은 “대표가 옥중에서 당무를 보는 것이 국민 눈에 어떻게 보이겠나”라며 “결국 비판 여론을 버티지 못하고 선당후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당헌·당규상 당대표는 최고위원회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고 당대표의 권한은 대부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행사할 수 있다”며 “구속된 당대표는 이에 따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옥중 공천’ 거론은 내부 결집용이라는 시선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당 지도부는 강성 지지자들에 대한 자신들의 메시지를 일단 전달한 것이고 그것이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옥중 당무 수행’을 거론하며 친명계 내부의 분열을 막고 지지자들을 달랜다는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에게 “오늘 탈당은 4231명이고 입당은 이보다 훨씬 많은 7176명”이라며 “아무리 화가 나고 절망스럽더라도 탈당하지 마시고 이 대표의 울타리가 되어달라”고 말했다.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 무슨 옷 입고 일할까? 숨어 있는 ‘작업복을 찾아라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