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7% 넘은 주담대 "더 오른다"
50년 주담대 막차 탄 영끌족 "반백년 빚노예 될까" 불안
![]() |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의 모습.ⓒ News1 이승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미국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함께 '고금리 장기화'를 암시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차주들의 빚 고통도 길어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집값 반등을 기대하며 '50년 주택담보대출' 막차수요에 편승했던 차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연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다만 이번 동결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매파적' 동결이었다.
연준이 오는 11~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인 2.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 경우 한국은행도 '키 맞추기'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미 한은 내에서는 최근 가계부채와 유가 상승 우려 등으로 인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리 떨어질 줄 알았는데"…50년 주담대 막차 탄 영끌족 '한숨'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출 차주들의 빚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연내 '금리인하'와 '집값 반등'을 기대하며 50년 주담대 막차수요에 올랐탔던 차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일각에선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 매수세까지 꺾이면 '반백년 빚노예'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680조8120억원으로, 전월(679조2209억원)보다 1조5911억원 늘면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50년 주담대 등 주택담보대출이 이끌었다. 이 기간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잔액은 각각 2656억원, 5283억원 줄었는데, 주담대 잔액은 무려 2조1122억원 급증했다. 올해 들어 최대 증가 폭이다.
50년 초장기 주담대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금리인상기에 취약차주들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다. 기존 30~40년 주담대보다 대출만기가 길어 매달 은행에 내는 원리금 부담은 줄고, DSR 규제로 줄어든 대출한도가 늘어난다는 부각되면서 집값 반등을 노린 영끌 차주들의 인기를 끌었다.
결국 금융당국은 이달 50년 주담대를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지목하고 DSR 산정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내놓았으나, 규제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수요까지 몰려들면서 5대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이달에도 1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 |
2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인 5.25~5.5%로 동결했다. 특히 연준은 내년 금리를 3개월 전보다 0.5%포인트(p) 높게 전망하면서 통화정책을 예상보다 훨씬 더 긴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7% 넘은 시중은행 주담대…'레고랜드發' 수신경쟁으로 상승압박 더 커져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고, 은행권의 수신경쟁과 은행채 상승 영향으로 주담대 금리가 다시 들썩거리면서 영끌 차주들은 역풍을 맞게 됐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20일 기준 연 4.17~7.077%로 집계됐다. 가까스로 6%대를 유지하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약 2개월만에 다시 7%대로 올라섰다.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때 유치했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시점이 대거 도래함에 따라 수신경쟁이 가열되고, 은행채까지 올라 은행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주담대 금리 상승 압박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이달 말부터 내년 2월까지 6개월 내 예정된 정기예금 만기 도래액은 76조원에 달한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까지 범위를 넓히면 100조원 이상의 고금리 수신 상품의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자금 이탈이 우려되는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올리거나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권에선 예금금리 상승과 은행채 발행 확대가 은행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들은 예적금과 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에 활용하기 때문에, 조달비용이 늘면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고, 내년 초까지 예적금 만기 일정이 몰려있기 때문에 은행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압박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자금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