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3년간 농식품 소비변화 분석
식료품 소비자물가지수 무려 18% 급등
과일 구매액 9.3%, 채소 6.9% 줄어들어
高환율 여파 수입 과일은 5년 새 27% ↓
소비자 19% “못난이 과일 등 구매 늘어”
할인하는 유통기한 임박 농산물 찾기도
“실속 챙기는 ‘체리슈머’ 맞춤 제품 개발”
21일 농촌진흥청은 소비자 표본 1500가구를 대상으로 농식품 가계부 자료를 활용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최근 3년간 진행된 3고 현상에 따른 농식품 소비행태 변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번 분석 결과는 지난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서 열린 2023 농업기술박람회 부대행사인 ‘농식품 소비행태 변화 학술 토론회’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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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충격… 과일 구매 뚝
농진청 분석 결과 국내 신선식품 구매액은 2019년 37조8610억원에서 2020년 41조8440억원, 2021년 42조6330억원으로 늘어난 이후 지난해 39조7170억원으로 하락했다. 총 외식 지출액은 2019년 76조9107억원에서 2020년 69조8130억원, 2021년 72조7488억원, 2022년 80조717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농축수산물 소비가 증가했지만, 지난해 엔데믹 이후 농축수산물 소비가 줄고, 다시 외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농축수산물 구매 경향은 품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식료품 소비자물가지수가 18%가량 급등한 최근 3년 가구당 전체 농축수산물 구매액은 1.4% 줄었다. 하지만 이 기간 과일 구매액은 9.3%, 채소 구매액은 6.9% 줄어 전체 구매액 감소폭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축산물 구매액은 0.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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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연간 가구당 전체 농축수산물 구매액은 2019년 218만500원에서 2020년 227만7800원, 2021년 225만3500원, 2022년 215만9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과일의 경우 2019년 51만1600원 구매하다가 2020년 50만6600원, 2021년 47만8100원, 2022년 46만4200원으로 소비를 줄였다. 채소 구매액도 2019년 55만4100원에서 지난해 51만5900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최근 3년 물가상승률은 채소, 축산물, 과일 순으로 높았지만, 구매액 감소폭은 과일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가격이 내릴 경우에도 구매를 늘리는 농산물도 과일 비중이 가장 높아 상대적으로 필수재 성격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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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농축수산물 찾아라” 체리피커 뜬다
고물가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속형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물가 부담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를 조사한 결과 ‘못난이 과일’ 등 비뚤이 농산물 구매를 늘렸다는 응답이 19.1%로 가장 많았다. 또 가격에 부담을 갖는 소비자는 마감 할인 등 유통기한 임박 농산물을 주로 찾았고, 구매와 조리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냉동농산물을 선호했다. 맛, 안전성 등 종합적인 선호도는 비뚤이 농산물이 일반농산물 다음으로 높았다.
실제 비뚤이 농산물은 맛과 영양에는 차이가 없다. 최근 농진청이 비뚤이 사과의 맛을 분석한 결과 당도와 산도의 비율, 당산비(새콤달콤한 정도) 등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삭아삭한 정도를 의미하는 경도 역시 일반 사과와 차이가 없었다.
10년 새 2배 뛴 멜론값 지난 1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농업기술박람회에서 2만원으로 살 수 있는 농산물을 10년 전과 현재로 나누어 비교한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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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구매액 감소는 고환율 영향도 컸다. 특히 지난해 수입 과일 구매액은 최근 5년간 환율이 가장 낮았던 2018년에 비해 26.6%나 감소했다.
‘3고’ 영향으로 온라인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농식품을 즐겨 구매하던 장소로 대형 잡화점(슈퍼마켓)의 비중이 줄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인식되는 온라인 시장에서 농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3고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반영해야 한다”며 “농촌진흥청은 지난 13년간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농식품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소비자 중심의 신품종·신제품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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