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지속으로 유가 하방 지지
국제유가 추이/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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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치솟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5달러에 육박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원유 ETF(상장지수펀드)도 들썩이고 있다.
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11월물 WTI(미국 서부텍사스유)는 지난 18일 배럴당 91.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중 최고치다.
같은 날 유럽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94.43달러를 기록,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 19일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WTI는 90.48달러, 브렌트유는 94.34달러를 기록,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배럴당 70달러대에서 움직이던 국제유가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의 원유 감산 조치로 인해 지난달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달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 감산 조치를 연장했고, 러시아 역시 원유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에도 두 나라는 연말까지 원유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경기부양책인 역주기 조절을 강화하는 등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중국과 신흥국의 원유 수요도 자극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8일 진행한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국제유가 급등세의 원인으로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을 지목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브렌트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에드 오스 씨티그룹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잠시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했다. 에너지업체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에 나와 "원유 가격이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OPEC의 감산 연향으로 세계 원유 공급량은 1억1000만배럴에서 정체돼 있다. 시추 유정 감소로 원유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
미국도 전략비축유(SPR)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4억1000만배럴까지 줄었고,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상업용 재고를 하회하는 역사적 저점까지 감소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의 감산으로 국제유가의 하방은 닫혀있고, 연초와 같은 수요 감소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OPEC 감산이 지속되고 원유 수요가 현재 수준만 유지 돼도 세계 원유 재고는 연말에 3000만배럴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OPEC은 유가가 하락할 경우 얼마든지 추가 감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전략비축유 매입으로 초과 수요 국면이 지속되면서 4분기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100달러 도달 가능성에 대한 해외 언론과 IB(투자은행)들의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과거 이러한 형태의 전망치 상향 조정이 일어난 시점이 정점인 경우가 많았다"며 "수급상 90달러 위에서의 유지 가능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 원유 ETF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들어 이달 19일까지 'KODEX WTI원유선물(H)', 'TIGER 원유선물Enhanced(H)',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 ETF의 수익률은 각각 32.49%, 31.82%, 20.09%를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세 ETF의 순자산은 1730억원에서 1174억원으로 556억원 감소했다.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때문으로 보인다.
또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치솟자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났다. 같은 기간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와 'TIGER 원유선물인버스(H)' ETF의 순자산 합은 335억원 증가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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