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인근 유정 시설 위로 무지개가 떠 있다.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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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곧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에 공급은 줄어든 반면 중국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혼란 등 지정학적 불안요인도 겹쳤다. 이미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생산된 원유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 거래되며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91.48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1센트(0.78%) 올랐다. WTI 가격은 지난 14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0센트(0.53%) 오른 배럴당 94.43달러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원유 가격 상승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여파로 원유 공급이 부족해진 탓이 크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7월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 감산 정책 시한을 오는 12월 말로 3개월 연장했다. 러시아도 하루 30만 배럴 감산 정책 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공급은 줄었지만 수요는 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의 소매 판매·산업생산 등 8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선방하면서 원유 수요 예상치를 키웠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사우디의 감산이 지속되면서 유가가 상승했다”며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자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스위스 최대은행 UBS도 조만간 브렌트유 선물이 세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제공하던 러시아가 다시 제값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또 원유 생산국인 리비아의 홍수, 나이지리아의 정치 혼란 등이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불안 요소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미 원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겨 거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자료에 따르면, 이날 나이지리아산 원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겨 거래됐다. 스웨덴 은행 SEB 또한 지난주 말레이시아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1.3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내년까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원유 재고 회복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7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에드 모스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해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와 남미 국가가 참여한 오펙 플러스(OPEC+) 이외 지역인 미국, 브라질 등에서 공급을 늘려 국제유가를 안정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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