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등 3대 원유가 90달러 중반대 급등
"러·사우디 시장 통제…곧 100달러 돌파"
또다른 일부 유종 현물가 100달러 넘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원유 저장시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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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78% 오른 배럴당 91.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90달러를 넘은 이후 연중 최고 수준에서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0.53% 뛴 배럴당 94.43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95.20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한국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유종으로 어느덧 100달러에 근접했다.
3대 원유 외에 일부 유종은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산 원유 콰이보에의 가격은 이날 배럴당 100달러를 뛰어넘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주 말레이시아산 타피스 원유는 배럴당 101.30달러를 기록했다고 스웨덴은행 SEB는 전했고, 아제르바이잔산 아제리라이트 원유 역시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원유 공급 부족 우려 때문이다. 사우디가 지난 7월부터 시작한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하고, 러시아는 30만배럴의 원유 수출 감축을 연말까지 이어가기로 하면서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꼽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를 이끄는 리더 격이다. 비야든 쉴드롭 SEB 분석가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석유 시장을 견고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라고 말했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세계석유총회(WPC)에서 특정 목표가를 특정하지는 않은 채 “OPEC은 안정적인 원유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생산 계획을 매달 재검토할 것”이라며 “원유시장 경색을 나타내는 수치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추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원유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긴 언급으로 읽힌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가 일부 살아날 조짐이 보이면서 수요 증가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는 기류다. 지난주 나온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는 모두 이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3대 원유 역시 곧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브렌트유 가격이 단기간에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가봤다. 에드 오스 씨티그룹 분석가는 “배럴당 90달러 이상 수준이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지정학 리스크와 투기 거래에 따라 단기간에 100달러 이상으로 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굴지의 에너지업체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에 나와 “원유 가격이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국제유가 급등세에 대해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사우디가 지속적으로 감산하면서 유가가 상승했다”며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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