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 올해 최고…증시 비우호적 환경 영향
공매도 (PG) |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고유가와 달러 강세 등 증시에 비우호적인 여건이 계속되면서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비중이 연중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9월 평균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공매도 거래대금을 총 거래대금으로 나눈 값)은 5.73%로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12∼14일에는 공매도 비중이 6%대를 연이어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연평균 공매도 비중 4.96%보다 1∼2%포인트(p) 높다.
1월과 2월 5.35%, 5.39%를 기록했던 공매도 비중은 4%대로 낮아진 후 5월에 잠시 5%대로 올라섰다가 다시 4%대를 유지해왔다.
이달 들어 공매도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연장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지수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최근월물은 10개월 만에 90달러를 돌파했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나날이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고유가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포함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끌어 올리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높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계속해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식과 채권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유가가 단기간 내 꺾이지 않는다면 금융시장을 또 한 차례 괴롭힐 가능성에 대해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최근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다가, 중국의 7㎚(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스마트폰 출시로 미국이 고강도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 등 다양한 요인들이 위험 선호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8월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약 1조2천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도 약 8천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외국인의 매매 동향도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 방향성이 돈의 유출입에 의해 결정될 수 있어 이제부터는 증시 수급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특히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속한 종목은 공매도 압력에도 노출돼 주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공매도 잔고가 늘어나거나 거래대금에 비해 공매도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종목에 대해선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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