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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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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급 총알 송구에 하드히트도 급증… 조형우가 쑥쑥 큰다, 최고 저격수 자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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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팀의 포수진을 이끌었던 정상호가 이적하고, 그 뒤를 이어 받은 이재원의 뚜렷한 노쇠화를 확인한 SSG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흥련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등 대처에 나섰으나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팀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안방 마님이 필요했다.

이재원 이후 몇몇 포수들을 드래프트에서 뽑았으나 육성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김민식이 트레이드로 떠났고, 기대가 컸던 이현석은 성장이 더뎠다. 이런 현실 인식은 SSG의 2021년 신인드래프트 구상으로 이어졌다. 미래를 이끌 대형 포수가 필요했다.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 지명권을 당해 고교 최고 포수였던 광주일고 조형우(21)에게 투자한 배경이다.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조형우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형 포수감이었다. 공수 모두에서 대성의 기질이 보인다는 평가가 자자했다. 다른 팀들이 상위 라운드에서 투수와 잘 치는 야수 수집에 집중할 때, SSG가 조형우를 선택한 건 그만한 기대치가 있었다. 2021년 첫 2군 캠프 당시에도 “분명 자질이 다르다”, “잘 키우면 대형 포수가 될 수 있다”는 코칭스태프의 칭찬이 쏟아졌다.

포수는 육성이 가장 오래 걸리는 포지션이다. 당장 1군 엔트리에 자리가 몇 없다. 두 자리, 많아봐야 세 자리다. 기량도 필요하고, 경험도 필요하다. 고졸 신인 포수가 바로 1군에서 자리를 잡는 경우는 드물다. 조형우도 담금질의 시간을 거쳤다. 특히 수비부터 가다듬어야 했다. 2021년은 1군 출전 기록이 없었고, 지난해도 1군 9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김원형 SSG 감독은 조형우의 가능성 자체는 굉장히 높게 점쳤다.

조형우의 재능이 가장 먼저 드러난 건 어깨였다. 타고 난 강견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까지 오른 배경이었다. 물론 이재원 김민식에 이은 세 번째 포수이기는 했다. 그러나 기대치는 분명했다. 할 일이 있었다. 당시 김 감독은 “단순히 어린 포수에게 큰 무대 경험을 주는 차원이 아니다”고 잘라 말하면서 “우리 포수 중에서는 가장 어깨가 강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큰 무대에서 많이 쓰기는 어려워도 비상시 도루 저지는 가장 믿을 만했다는 의미다.

그런 조형우는 올해 1군에서 좌충우돌을 겪고 있다. 성적이 그렇게 탁월한 건 아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공격 성적이 그렇다. 16일까지 1군 58경기에서 타율 0.196, 2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46을 기록 중이다. 수비에서도 가장 투수 리드는 보완할 점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본기가 어느 정도 되어 있다. 포수의 가장 기본 덕목인 캐칭이 좋다. 프레이밍도 제법이다. 블로킹도 발전하고 있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포수가 될 것이라는 데는 그 어떤 의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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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험이 쌓이면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부분은 도루 저지다. 조형우는 탁월한 강견이다. KBO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KBO리그 포수들의 평균 송구 속도는 시속 120㎞대 중반이다. 그런데 조형우는 130㎞를 훌쩍 넘는다. 올해 최고 기록은 약 138㎞ 정도까지 찍혔다. 손성빈(롯데)과 더불어 시즌 최고 기록이다. 큰 체구에서 나오는 강한 어깨가 돋보인다.

그 송구 속도와 어깨가 시작부터 빛을 발한 건 아니다. 개막 후 거의 대부분 기간을 1군에서 보냈던 조형우는 6월 19일 2군으로 내려갔다. 그 전까지 9번의 도루 저지 기회에서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조형우도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다만 이후 마인드를 바꾼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조형우는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송구 동작 등에서 특별히 바뀐 건 없다”면서 “정확도에 신경을 쓰자는 마인드로 바꿨다”고 돌아봤다.

아무리 빠른 송구도 2루 커버에 들어간 동료들의 글러브에 정확하게 들어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조형우의 송구는 타깃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느낀 조형우는 송구 정확도부터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이미 송구 속도는 충분했다. 어깨에 힘을 빼도 정확하게만 2루에 가면 주자들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 마인드 변화는 2군에서의 도루 저지 훈련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7월 26일 1군 복귀 후 도루 저지율은 놀라울 정도의 극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조형우는 총 33번의 상황에서 14번을 저지하며 저지율 42.4%를 기록했다. 최근 8번의 상황에서는 무려 5차례(62.5%)를 저지했다. 보통 30%만 넘어도 좋은 저지율이라고 평가받는데, 40%가 넘으면 리그 최정상을 놓고 다툴 수 있다. 조형우는 “마인드를 바꾸며 연습을 했고, 꾸준한 (도루 저지) 기회 속에서 감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송구 속도는 누구에게도 뒤지고 싶지 않다”고 욕심을 살짝 드러냈다.

체구가 큰 편이지만 팝타임 자체는 아주 좋은 편이다. KBO리그 포수들의 평균 팝타임은 약 2.1초 정도. 2초 안에만 들어와도 뛰어난 수준인데 조형우는 평균적으로 이 안에 들어온다. 조형우는 정진식 코치의 데이터 분석 속에서 자신의 팝타임이 늦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더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이제는 타 구단도 조형우의 어깨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쉽게 뛰지 못한다. 작지만 나름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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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능력은 앞으로 더 가치가 크게 빛날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올해 발 빠른 선수들이 싱글벙글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더 역동적인 야구를 만들기 위해 견제를 두 번으로 제한했다. 베이스의 물리적인 크기도 키웠다. 도루를 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 됐다. 이 때문에 뛸 수 있는 주자의 가치가 커진 것은 물론, 이를 잡아낼 수 있는 포수의 가치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의 추세를 따라갈 것이 유력하다. 정도의 차이나 도입 시기의 차이는 있어도 결국은 메이저리그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이제 21세이자, 이미 도루 저지에서 뚜렷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조형우의 가치에 주목할 수 있는 이유다. 공격에서도 점차 타격이 살아나고, 강한 타구 비율이 높아진다는 건 긍정적이다. 조형우의 9월 8경기 타율은 0.353, OPS는 0.921로 자신의 시즌 평균보다 뚜렷하게 높다. SSG 팬들이 조형우라는 희망에 비싼 티켓 가격을 아낌없이 지불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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