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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수감 생활을 오지 여행에 빗댄 MB, 중기 행사서 사면 후 첫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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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위기 극복한 건 기업인들 덕분… 이번 위기도 똘똘 뭉쳐 극복해야”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경제단체가 주최한 공식 행사에 기조 연설자로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롯데호텔 제주에서 개최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은 중소기업중앙회가 2007년부터 매년 주최해 온 행사로, 올해에는 전국 업종·지역별 중소기업인 4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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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앙회 리더스포럼에 참석한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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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이 대규모 행사에서 공식 연사로 나선 것은 지난해 연말 특별 사면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활동한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면 후 간혹 공개 일정을 수행했다. 지난 3월에는 국립대전현충원의 천안함 46용사·연평도 포격 희생자 묘역을 참배했고, 4월에는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가 주연을 맡은 연극 ‘파우스트’를 관람했다. 5월에는 서울시장 재임 당시 복원한 청계천을 찾아 산책했다.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공식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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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소기업중앙회 리더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롯데호텔 제주를 방문한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호텔 투숙객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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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전 대통령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참석 요청을 받고 중소기업인 여러분의 얼굴이 생각났다”며 “오지 여행을 하느라 오래도록 여러분을 만나지 못했는데, 격식 없이 반갑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 왔다”고 했다. 수감 생활을 오지 여행에 빗댄 것이다.

기업인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부터 중소기업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중소기업인들을 청와대에 초대했고, 훈·포장과 표창을 직접 수여했다”며 “그때 산업훈장을 수여한 중소기업 회장님도 여기 계신다”고 했다. 이어 “나는 기업인 시절 금탑산업훈장을 받을 때 대통령이 아니라 장관에게 받아 굉장히 실망했었다”며 “그래서 대통령이 된 다음에는 더욱 5년 내내 중소기업 포상을 직접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위기 극복에도 중소기업계의 기여가 컸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들이 한국의 금융 위기 가능성을 경고해 겁을 먹었고, 정말 열심히 대비했다”며 “전 세계가 3% 이상 역성장할 때 한국만 유일하게 0.2%의 경제성장률을 보인 것은 모두의 노력 덕분이었지만, 특히 우리 기업인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중반인 2010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주요 정책 의제로 제시하며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었고,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선정하도록 했다. ‘동반성장’이라는 용어의 배경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 15명을 청와대로 모신 적이 있는데, 여러분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대표와 만나 밥 한끼라도 해본 적이 있느냐고 했더니 다들 아무 말이 없더라”며 “결국 중소기업들의 역량이 모여야 대기업도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반성장’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도 그 정신은 후퇴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윤 대통령 역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이 위기를 잘 극복한 것이 이후 한국 중소기업이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며 “내년까지 세계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똘똘 뭉쳐서 위기를 극복한다면 이번 역시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행사 참석은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이 대통령 임기 당시에도 중기중앙회 회장으로 재임하며 중소기업계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김 회장은 이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재임 당시에도 중소기업과 가장 많이 만나서 정책적 지원도 많이 해주셨던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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