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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고공행진…"통화정책, 수요측 물가 압력 방향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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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발 위기론…신흥국 원유 수요에 부정적"

한국금융신문

자료출처= 국제금융센터 '사우디 및 러시아 원유감산 연장의 의미' 리포트(2023.09.07) 중 갈무리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하고 통화정책 불확실성 가중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공급측 요인에 의한 국제유가 상승압력이 높아졌으나 이를 억제할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으며, 긴축 정도와 속도 결정은 수요 둔화의 속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11일 금융권을 종합하면,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7일 리포트에서 "공급측 요인에 의한 국제유가 상승압력이 높아졌으나, 이를 억제할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한편 이번 감산 연장에 따른 국제유가 강세가 주요국 인플레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9월 5일 사우디는 7월부터 시행 중인 일일 100만배럴 감산을 금년말로 연장했으며, 러시아도 원유수출을 8월 중 일일 50만배럴 감축한데 이어 9월부터 연말까지 추가로 30만배럴 줄일 계획을 세웠다.

국제유가는 공급부족 우려 등으로 최근 연중 최고치로 상승했다. WTI 선물 가격은 9월 6일 기준 87.54 달러로, 6월말 이후 30% 가까이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금년들어 처음으로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통해 국제유가 부양 의지를 명확히 함에 따라 일부 내년 중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최근 부동산발 위기론이 제기되고, 대부분 경제지표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원유수요 둔화 우려가 점증되고 있다고 국금센터는 짚었다.

팬데믹 이후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인도의 경우 성수기인 12월 전까지는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러시아산 수입은 인프라 제약 및 중동 거래선과 관계 유지 등 차원에서 더 이상 늘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 원유수요는 최근 평년 수준을 회복했으나, 팬데믹 이전보다는 낮은 상황이며, 신흥국은 중국 경기불안에 따른 성장 하방 압력이 원유 수요에 부정적이라고 지목했다.

국금센터는 "이를 감안하면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시각이지만, 수요 둔화 우려를 선반영했다는 점과 감산을 둘러싼 향후 OPEC 내 의견 충돌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감산 연장 조치의 또다른 배경인 세계 수요 둔화 우려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지만, 향후 시장의 중요 변수로 부각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제시했다.

국금센터는 "이번 사우디와 러시아의 조치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시장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보이며, 투기성 강한 금융자금이 대규모 유입되는 경우 일시적인 국제유가 급등도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세계수요 불확실성과 충분한 증산 여력, 가격효과 등을 감안하면 국제유가는 일정 수준에서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와 유가의 역(逆)관계가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둘 다 강세, 즉 유가 강세, 강달러가 진행중이라는 점도 지목됐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리포트에서 "최근 미국 원유 수급 상황은 원유수요가 공급 보다 많은 초과수요 상태가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원유 초과수요 상황에서 사우디 감산과 러시아 수출축소 소식은 유가 강세를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장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원유 수요 국가들이 모여 있는 OECD회원국의 상업용 재고 전년비 증가율 감소 전망도 유가 상승을 지지한다"며 "원유재고 증가율이 감소하는데 유가 상승률 우상향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장 연구원은 "에너지를 수입하는 유럽과 일본 경제는 주요 산유국인 미국보다 유가 강세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유럽과 일본 경제서프라이즈지수(CESI)는 미국보다 부진한 상황으로, 이는 유가강세가 달러강세의 지지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감산 연장에 따른 국제유가 강세가 주요국 인플레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유가 상승으로 긴축 우려 촉발에도, 결론적으로 통화정책 상단 변경 가능성 낮다는 판단이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리포트에서 "공급망 충격 당시와 지금의 공급 축소량은 비교할 수 없고, 이미 각국에서는 하반기 유가 상승과 기저효과 소멸을 반영하며 물가가 상승 전환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며 "수요 과열이 점진적으로만 확인된다면 통화정책 경로의 변경이 나타날 이유는 없다"고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기조를 변경하거나 변경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준다면, 오히려 연착륙 추세가 훼손되면서 경착륙을 초래하는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미국도 마찬가지며, 현재 긴축의 정도와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수요 둔화의 속도"라고 판단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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