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쿼터 예상치 1000만t···공장도 증설, 국내업계 '직격탄'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일 올해 세 번째로 발표한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1200만t(톤)으로 결정했다.
중국 정부는 특정 기한을 정해 국가 차원에서 석유제품 수출량을 쿼터로 제한하는데 향후 새로운 쿼터제가 발표될 때까지 1200만t만 수출을 허용한다는 지침이다. 올해 마지막 쿼터제로 분석된 만큼 올해 12월까지 중국 정유업계는 최대 1200만t까지만 석유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00만t을 훌쩍 넘어가는 수치다.
중국 정부의 석유제품 수출 쿼터 완화와 겹쳐 중국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대규모 증설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국제 유가 상승과 겨울철 석유제품 공급 부족 우려 시황을 틈타 관련 제품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장 국내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가 비상이다. 통상 정제마진은 정유업계의 영업이익이 되며 석유화학 기업들의 제품 가격 결정권과 이어진다. 석유제품 공급과잉으로 인한 정제마진 하락은 석유화학제품 수익성 악화로도 직결된다. 동시에 중국 내 기업들이 대규모 증설을 통한 석유화학 제품 생산 확대에 나선 상황이라 생산 단가에 따른 가격 경쟁력에서도 중국에 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부장넷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기업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으며 출하량도 10% 줄었다. 반면 재고는 9.5% 증가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수출 의존도 역시 여전히 중국이 22.6%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 중국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생산량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출 대상이 아시아라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아시아 수출 의존도는 절반이 넘는 52.3%에 달한다. 중국이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출에 나선 만큼 국내 기업의 수출량 감소는 불가피해졌다.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대(對)아시아 수출액은 전년 동기(31억 달러) 대비 26.74% 감소한 22억7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던 석유화학업계 시황이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2018년부터 증설한 석유화학 공장 가동률도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2조8000억원을 투자해 증설한 연산 80만t 규모인 NCC(나프타분해시설), PO(폴리올레핀) 공장은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이며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역시 조 단위 증설 투자를 철회하거나 증설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아주경제=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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