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9일 미국 CNN 방송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회의 첫날 회원국들이 공동선언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공동성명 채택하기 어려울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깬 것이지만, 가장 견해차가 컸던 부분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수위 조절'이 이뤄졌습니다.
회원국들은 공동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촉구했지만 이를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명시적으로 연결 짓거나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한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유엔 헌장에 따라 모든 국가는 어느 국가의 영토 보전과 주권, 정치적 독립에 반해 영토 획득을 추구하기 위한 무력 사용이나 위협을 자제해야만 한다"고만 언급했습니다.
이는 서방이 그동안 주장해온 것보다 상당 부분 완화된 것으로, 대부분의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 때보다도 약해진 것입니다.
올해 공동성명은 또한 "상황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평가가 있었다"는 단서를 달아 회원국들 사이의 극심한 분열상을 반영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이번 성명은 미국 등 서방국이 전쟁을 규탄하는 강력한 내용을 포함하길 원한 반면 러시아는 완화된 표현을 선호한 데 따른 절충의 결과로, 양측 모두 외교적 승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모두 이번 공동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서방측은 핵심 요구사항이던 '영토와 주권을 무력으로 위협할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을 '승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자국을 직접 비난하는 내용이 빠진 데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그러나 이번 성명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해 G20은 자랑스러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YTN 김선희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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