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조우영이 8일 클럽72 오션코스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에서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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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영종도=장강훈기자] 불혹을 앞두고 있지만, 성장했는지는 의문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비참한 현실이 제39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비용절감이라는 미명을 앞세워 팬을 등한시하는 건 남녀를 불문하고 국내 프로골프계에는 만연한 일이다.
오죽하면 “프로암대회가 끝나면 대회 일정의 90%를 마친 기분”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골프대회를 사회공헌사업으로 여기므로 기부금 적립 등 허울 좋은 포장지만 수두룩하다. 프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듯한 처사는 적어도 프로골프에서는 안타깝게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PGA 구자철 회장(가운데)이 밝은 표정으로 라운드하고 있다. 사진 |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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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클럽72 오션코스에서 개막한 신한동해오픈은 아시안투어와 일본골프투어(JGTO), 코리안투어 등 3개 투어가 공동주관한다. 이해관계가 많을수록 복잡한 의사결정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최우선에 둬야할 가치는 팬에게 주는 즐거움이다.
이번 신한동해오픈 기간에는 중계사도, 라이브스코어도 기존 코리안투어와 다른 곳이 맡았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이 빼어난 업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에는 ‘동일한 품질’이 포함돼야 한다. 신한동해오픈은 요즘 골프팬이 눈여겨보는 샷트래커가 노출되지 않았다.
신한금융그룹은 여자프로농구단을 운영 중이고,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 중인 기업이어서 더 아쉬움이 남는다.
신한동해오픈 포토콜 참가자들이 국보1호 남대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 왼쪽으로 신한은행 본점이 보인다. 사진 | 대회조직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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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트래커는 트래킹 장비를 활용해 각 선수의 홀별, 샷별 거리와 방향 등을 표출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7일 대회 1라운드에서 초청선수로 출전한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드라이버를 얼마나 쳤는지, 퀸튜플 보기(기존 타수보다 5타 오버)를 어떻게 범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알 길이 없었다. 박찬호는 “티샷이 패널티구역에 들어갔고, 두 번째 친 공은 러프에 빠져 두 차례 섕크가 났다”고 설명했다.
선수의 설명만으로는 골프팬이 그림 그리듯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홀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클럽으로 몇m를 어느방향으로 쳤는지 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건 팬의 흥미를 끄는 요소다.
일본골프투어 최고 영건 중 한 명인 나카지마 게이타가 샷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 샷은 어느 방향으로 몇m나 날아갔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사진 |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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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건 중 최고로 꼽히는 나카지마 게이타(23)는 1라운드에서 1타를 줄였고, 2라운드에서는 6타를 줄였는데,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코리안투어 장타왕 정찬민과 JGTO 장타왕 가와모토 리키의 장타경쟁은 어땠는지 등도 팬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이들이 대회에 출전한다는 것을 주최사인 신한금융그룹과 KPGA가 모르지 않았을텐데, 팬에게 어떤 볼거리를 제공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
골프대회는 타이틀스폰서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상황에 따라 이런 사태가 또 벌어질 수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을수록 커미셔너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각 이해관계를 조율해 후원사와 선수, 팬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커미셔너이기 때문이다.
초청선수로 나선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장타도 데이터로는 남지 않았다. 사진 |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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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능력이나 권한이 없으면, 사무국이나 커미셔너가 존재할 이유가 사라진다. 팬이 없으면, 프로스포츠로 인정받기 어렵다. 코리안투어가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에 비해 팬의 관심밖에 밀려나있고, 국내 유일의 3대투어 공동주관대회라고 떠들썩하게 알렸는데도 같은 기간 펼쳐진 KLPGA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보다 10배 이상 온·모바일 시청자 수가 차이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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