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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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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국 견제 위해 아세안과 관계 격상… 중국과는 ‘오염수’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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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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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중국과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일·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관계 강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앞서 중국이 2021년 아세안과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시킨 뒤, 미국과 인도는 뒤따라 관계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도 같은 행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달라고 아세안에 요청했다. 또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세안 각국 정상들은 “세계 어디에서도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을 겨냥한 언급을 내놨다.

일본 정부는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이들 국가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담은 ‘일본·아세안 포괄적 연결 이니셔티브’도 발표했다. 인프라 정비와 디지털 연결, 해양 협력, 공급망 강화 등의 분야에서 재정과 인력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아세안에 연간 1840억 달러(약 245조원) 상당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며 일본의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한·중·일이 함께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을 향해 날선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리창 중국 총리와의 대담에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의 결정과 관련해 “돌출 행동을 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원전에서 나오는 물을 ‘핵오염수’라 지칭하며 해양 생태계와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맞받았다. “(일본은) 주변국, 이해 관계자와 충분히 협의해 책임감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빠른 시일 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일본 언론에선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출구 전략’ 조짐을 볼 수 있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총리가 오염수 문제에 대해 발언하면서도 비판적인 톤을 억제했다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리 총리) 비판의 톤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중국 측은 들어 올린 주먹을 내려놓을 타이밍을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7일 기자회견에서 “(중국과는) 고위급 인사를 포함한 모든 계층에서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총리간의 이번 대담은)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일중 관계 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했다”고 자평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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