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논란으로 가야 하는데 홍범도로 물길 바뀌어"…"중도층, 이념 아닌 민생 관심"
최근 여론조사서 중도층 尹지지율 10%p 가까이 하락…與 지도부도 '적극 개입'은 안해
육사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 |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안채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국정 방향과 관련해 '이념'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당이 '지원사격'을 하는 가운데서도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두고서는 여당 내에서도 조금씩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홍범도 장군 관련 이념 논란을 키우는 것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행사 참석과 같은 '이념 전쟁' 사안과 홍범도 장군 관련 논란의 결은 다르다는 인식 때문이다.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 기념공원이나 윤 의원의 '친북 단체' 조총련 행사 참석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체성 부정'이라는 공감대가 대체로 형성돼 있지만, 독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옹호하는 것은 일반 국민, 특히 중도층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호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답답한 것은 사실 얼마 전만 해도 정율성 기념사업 (비판) 이쪽으로 갔다. 정율성 선거로 가야 하는데 갑자기 물길이 홍범도 장군으로 바뀌어서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MBC 라디오에 나와 "이렇게 나가면 이번 보궐선거가 아니라 내년 총선도 홍범도 선거를 치러야 한다. 국민의힘 망한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역구 내 보수적인 분들도 홍 장군 논란에 정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금 그런 이야기를 왜 하느냐'는 분위기"라며 "이러다 중도층이 떠난다"고 우려했다.
지도부 역시 이런 기류를 감지하고서 논란 초기부터 흉상 이전에 힘을 싣는 공개 발언은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가 그 논란에 (직접) 들어간 적은 없다"며 "특히 수도권에서는 민생, 부동산 등 삶에 관한 문제를 풀어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포지티브한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념' 문제보다는 경제·민생과 정책 의제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상현 의원도 CBS 라디오에 나와 "수도권, 중도, 젊은 분들이 '이념' 국정 기조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 민생이나 경제가 훨씬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일단은 총선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부산의 한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이념 논쟁 같은 건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념적으로 싸우는 건 중도가 싫증을 내서 표가 안 된다. 실용적인 것, 경제·민생 문제로 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는 윤 대통령 |
여당 일각의 우려처럼 중도층 민심 악화는 윤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등 이념 관련 논쟁이 점화한 이후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국정운영 긍정평가)은 59%로 2주 전 조사보다 5%포인트(p) 내렸다
특히 이념 성향이 '중도'라고 한 응답자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2주 전 29%에서 이번 조사 20%로 9%p 하락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가 메트릭스에 의뢰해 2∼3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중도층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한 달 전 조사(31.8%)보다 9.3%p 내린 22.5%로 집계됐다.
이들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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