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중국 경기 역시 유가 상승세를 자극할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는 지난 수개월간의 유가 약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당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유가 흐름 역시 반전되고 있는 것.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일 자국 내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6%에서 4%로 2%포인트 하향했다. 인민은행의 외화 지준율 인하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시장에는 160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날 중국 정부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주택 구매 계약금 비율을 낮추는 등 다양한 부동산 부양책을 잇달아 꺼냈다.
또한 지난달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7로, 예상치(49.1)와 전월치(49.3)를 모두 상회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어 민간 제조업 PMI도 한 달 만에 확장 국면으로 복귀하면서 제조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 역시 원유 수요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여행 시장 활성화로 인한 제트 원료 가격 상승도 국제유가 상승에 불을 지필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여행 수요는 올해 초 정부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선언과 함께 중국 내 여행 위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최근 당국이 해외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해외 여행 수요 역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셰청·携程)에 따르면 당국이 해외여행 규제를 완화한 지 일주일 만에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 기간 해외 단체관광 예약률은 전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해외 단체관광) 부활에는 단점이 따른다”며 “제트 연료 소비를 증가시켜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제트 연료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배럴당 119달러 이상으로 거래되며 전달 초 대비 약 34% 급등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무케시 사데브 석유 거래 책임자는 “중국의 제트 연료 수요가 8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고, 4분기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하반기 글로벌 제트 연료 가격은 하루 평균 20만 배럴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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