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먹고살기 힘든데 이념 논할 때냐"
유승민 "尹, 철 지난 이념의 과잉 상태"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직접 언급하면서 논쟁에 불을 댕겼다. 윤 대통령은 그간 공식 석상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국가가 지향해야 할 가치라고 강조하며 이와 대립하는 개념으로 공산 전체주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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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때아닌 이념 논쟁이 촉발된 건 여당의 총선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을 부각함으로써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념이라는 게 다른 이념이 뭐가 있나. 결국 보수의 결집을 위해서 가겠다, 이런 얘기 아닌가"라며 보수 지지층 결집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부가) 보수 쪽이 더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지금 이념을 논할 시기는 아니다"며 "국민들은 매일의 일상생활이 어떻게 되는지에 관심이 있지, 이런 이념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게 절대로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수도권 민심 파악을 잘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의견은 여권 내에서도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과 인터뷰에서 "먹고 사는 게 제일 힘든데, 심각한 경제·민생에 대통령이 집중 안 하고 갑자기 이념 전쟁을 선포하듯 하니까 국민들 입장에서 굉장히 어이없는 일"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중도, 무당층, 합리적인 보수가 정권을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데, 이념 전쟁으로 인해 오히려 떨어져 나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이념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정체성 이념은 헌법 1조에 딱 명시돼 있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라며 "자유민주주의 대 공산 전체주의, 공산 전체주의라는 말도 처음 들어보는 말입니다만, 그런 용어를 쓰면서 대통령이 직접 이념전쟁을 선포하는 건 철 지난 이념의 과잉상태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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