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메이트 60 프로' 깜짝 출시…CPU·5G 통신 여부 밝히지 않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화웨이(華爲)가 깜짝 출시한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가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제재 속에서 화웨이가 관련 반도체를 어떻게 조달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벤치마크 사이트 안투투는 '메이트 60 프로'를 시험한 결과 중앙처리장치(CPU)가 화웨이의 고성능 반도체 '기린 9000'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소비자들도 개별 실험을 통해 '메이트 60 프로'의 다운로드 속도가 500MB/s(초당 메가바이트)로 4G의 100MB/s를 앞선다고 밝혔다.
앞서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가 제조한 '기린 9000'은 2020년 10월 출시된 '메이트 40' 시리즈에 탑재됐다.
'기린 9000'과 '기린 9000e' 반도체는 모두 5G와 인공지능(AI) 응용을 지원한다.
그러나 화웨이는 당시 '메이트 40'을 출시하면서 '기린 9000'을 탑재한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제재로 더 이상 TSMC와 손잡을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화웨이 간부는 당시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기린 반도체를 생산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화웨이가 반도체 개발에만 투자하고 제조에는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 결과 '메이트 40'은 화웨이의 마지막 5G 스마트폰이 됐다. 화웨이가 지난해 선보인 '메이트 50'은 4G를 지원한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의 통신 장비에 해킹 도구를 설치해 기밀을 빼간다며 하이실리콘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어 2020년 9월 15일부터는 미국의 부품이나 기술을 사용한 업체가 허가 없이는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도록 한 미 상무부 제재가 시행됐다.
이에 화웨이는 해외 부품 공급업체로부터 5G 칩을 구매할 수 없고 4G 칩만 살 수 있게 됐다. 한때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은 이후 급격히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가 지난 29일 깜짝 선보인 '메이트60 프로'가 5G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는 9월이나 10월에 신제품을 출시해온 화웨이가 신제품을 갑자기 선보인 것도 화제였다.
그러나 화웨이는 해당 스마트폰에 사용된 프로세서나 몇세대 이동통신이 가능한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또 반도체를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스마트폰(CG) |
SCMP는 "화웨이가 '메이트 60 프로'의 프로세서에 대해 의도적으로 침묵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로 위축됐던 스마트폰 사업을 조용히 부활시키기 위해 기울인 시간을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화웨이의 반도체 조달 출처에 관심이 쏠리면서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주가는 전날 홍콩 증시에서 1% 가까이 올랐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이반 램 애널리스트는 SCMP에 '메이트 60 프로'를 가동하는 기술을 둘러싼 의혹은 시장에 활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화웨이는 29일 '메이트 60 프로'를 자사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브이(V)몰을 통해 출시한 데 이어 전날에는 그보다 저렴한 기본 모델인 '메이트 60'의 예약 판매를 개시했다.
'메이트 60 프로'는 출시 몇시간 후 초도 물량이 품절됐다.
램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업황 둔화 속 재고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제품 조기 출시로 시장의 반응을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 2월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지난 3년간 자사 제품들의 부품 1만3천여개를 국산으로 교체하고, 회로기판 4천여개를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후 기술적 난관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자체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화웨이가 중국 내에서 반도체 신규 공급망을 확보한 덕에 올해 말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소식통은 SCMP에 화웨이는 여전히 공급망에서 수율과 같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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