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위원회서 ‘김남국 제명안’ 부결…3대3 동수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국민 기만 이어갈 바에는 김남국 의원 복당시켜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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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 당사자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 제명안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8대 약속’이 발표 하루 만에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여권에서 30일 나왔다.
여야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된 윤리특위 소위에서 민주당 의원 3명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을 가능성이 높아 지난 29일 ‘정치윤리와 정치문화를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던 당의 결의를 짓밟았다는 지적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오늘 열린 윤리특위 소위에서 김남국 의원 징계안을 부결시키며, 잉크도 마르기 전에 스스로 그 약속을 처참히 밟았다”고 비난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어 “불과 어제 민주당이 1박2일 워크숍을 마치며 ‘정치윤리와 정치문화를 철저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강도 높은 자기 개혁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8대 약속’ 중 하나를 내놨다”며, “이렇게 국민 기만을 이어갈 바에는 김 의원을 복당시켜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같은 날 오후 윤리특위 제1소위는 회의를 열어 거액의 코인 보유와 국회 상임위 회의 중 거래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던 김 의원 제명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과 반대가 3대3으로 나와 부결됐다고 밝혔다. 1소위원장인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가3, 부3으로 동수가 나와서 (찬성이) 과반이 되지 않아 김 의원 제명안이 부결됐다”고 설명했다.
윤리특위 소위(6명)는 윤리특위 전체(12명)와 마찬가지로 여야 동수여서 민주당 의원 3명이 모두 반대표를 던져 부결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리특위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징계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김 의원 징계안을 의결할 계획이었으나, 개회 30분을 앞두고 김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글이 올라온 데 이은 민주당의 표결 연기 제안을 이 위원장이 받아들이면서 이날로 미뤄졌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는지 숙고가 필요하다는 게 소위 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 설명이었는데, 정치권 일부에서는 민주당이 김 의원 징계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로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특히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의원들의 모습은 지난 29일 당이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8대 약속’과도 어긋난다.
워크숍 직후 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로부터 대한민국 주권을 지키겠다’거나 ‘윤석열 정부 무능에 책임을 묻고 권력형 게이트의 진상을 규명하겠다’ 등 약속과 함께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치윤리와 정치문화를 선보이고 강도 높은 자기개혁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소위에서는 김 의원 제명안을 다시 다룰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여야가 김 의원 제명안을 윤리특위 전체회의에서 재논의해 결정하거나 징계수위를 낮춰 소위에서 다시 논의하는 방안을 두고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회의 회부가 아닌, 징계 수위를 한 단계 낮춰 소위에서 재표결하면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징계안을 논의하게 된다.
국회의원 징계는 제명,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공개회의에서의 경고가 있다. 윤리특위 산하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김 의원에 대해 최고 징계 수위인 ‘의원직 제명’을 권고한 바 있다.
유 수석대변인은 “자기 잘못에 대해 반성도 없이 버티다가 여론에 등 떠밀린 면피용 불출마 선언을 하며, 남은 임기 동안 세비는 꼬박꼬박 받아 가겠다는 것을 마치 대단한 결심이라도 되는 양 포장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으로서 성실 의무 및 사익 추구 금지 등 윤리 강령을 무시했고, 상임위 기간 200차례가 넘는 코인거래가 확인되기 전까지, 상임위 도중 거래는 두세 차례뿐이었다는 거짓 해명으로 일관했다”며 “민주당이 김 의원을 감싼다 한들, 또 김 의원이 백번 천번 총선에 불출마한다 한들, 코인 투기 의혹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정상참작 요인이 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수준을 낮춰서 표결하면 다시 갈 수도 있다’라며, 마치 양형 거래하듯 국민을 우롱하는 모습에서는 분노가 치민다”면서 “국민적 분노는 김 의원을 넘어 또다시 국민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은 채 배신의 길을 선택한 민주당으로 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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