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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인터풋볼 'Inter뷰'

[Inter뷰] "내가 국가대표?" 커리어 최초 발탁된 이순민 "다 광주 때문입니다, 다른 선수들도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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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단 한 번도 국가대표 뽑힌 적 없는데, 다 광주FC 때문입니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에 9월 유럽 원정 친선경기에 나설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팀 25인 명단을 발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오는 8일에 웨일스, 13일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나 평가전을 치른다. 명단엔 손흥민, 김민재, 황인범 등 핵심 선수들이 선발됐고 부상을 당했다고 알려진 황희찬, 조규성, 오현규와 같은 선수들도 포함됐다. 김준홍, 김지수 등 깜짝 발탁도 있었다.

이순민이 이름을 올려 놀라움을 줬다. 이순민은 K리그를 보지 않는 이들이라면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현존 K리그 최고 미드필더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일단 광주 원클럽맨이다. 2017년 광주에 입단한 이순민은 바로 자리를 못 잡고 군 복무를 수행한 뒤 돌아왔다. 2020년 단 2경기만 소화하면서 프로 무대에 입성했고 2021시즌부터 본격적인 기회를 받았다.

날아오른 건 이정효 감독과 함께 한 2022시즌부터다. 이정효 감독은 이순민에게 중원을 맡겼다. 이순민이 있어 강도 높은 압박을 앞세운 이정효 감독의 공격축구가 밸런스가 잡혔다. 이순민은 수비 지원뿐만 아니라 공을 몰고 올라가는데도 능했고 빠르게 전진 패스를 넣어 순식간에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야말로 만능이었다.

광주의 압도적인 선두 수성에 일등공신으로 지목됐고 K리그2 시즌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다. K리그1에서도 이순민은 통했다. 3선 미드필더 중 단연 돋보이는 선수였다. 활동량, 압박 능력 면에선 압도적이었고 공수 기여도는 대단했다. 엄청난 체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도 제 역할을 100% 다하며 K리그 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미친 활약은 국가대표 발탁까지 이어졌다. 현재 대표팀은 3선 미드필더 찾기에 열중이다. 정우영이 나이가 든 가운데 박용우, 원두재 등에게 기회를 줬는데 이제 이순민까지 뽑으면서 새롭게 3선을 책임질 미드필더를 찾고 있다. 선택된 이순민은 29일 '인터풋볼'과 전화 통화에서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고 이정효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번 발탁이 끝이 아니라 꾸준히 뽑히며 활약할 거란 의지도 드러냈다.

[이순민 인터뷰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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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탁 소감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이게 맞나?'라는 생각도 든다. 꿈꾸던 자리인데 꾸던 꿈이 자리를 눈앞에 나타나서 감사하기도 신기하기도 하다. 책임감도 생기고 무게감도 있는 자리니까 더 그렇다.

- 미리 아는 경우도 있던데.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알게 됐다. 처음에 딱 알게 됐을 때 울컥했다. 의미가 되게 크다. 너무 감정적이라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가는 거 자체가 꿈이었다. 잘하고 싶다, 처음 가는 자리니까 이정효 감독님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하는지 내부에 들어가서 보고 적응하고 캐치하면서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라고 하셨다. 나도 그렇게 다짐했다.

- 뽑힌 이유를 생각해봤나?

광주 때문이다. 광주의 성적이 작용이 됐다고 본다. 분명한 플러스 요소다. 올 시즌에 꾸준히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강팀들을 상대로 잘하니까 뽑힌 것 같다. 경기력도 밀리지 않았고 열심히 뛰는 걸 좋게 보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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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스만 감독님이 팀 K리그, 아틀레티코전 직관을 하셨던데 영향이 있다고 보는가?(이순민은 극장 역전골을 넣었다)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순민이라는 선수를 각인하는데 결정적인 장면이지 않았을까.

- 이정효 감독님은 어떤 말을 하셨나?

통화를 드렸는데 너무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쫄지 말고 잘하고 오라고도 했고 계속 지켜보겠다고 했고, 촌놈티 내고 오지 말라고도 하셨다(웃음).

- 커리어가 순탄치 않았다.

그렇다. 힘든 순간들이 떠올랐다. 축구를 15~20년 정도 했다. 그런데 연령별도 그렇고 성인도 그렇고 국가대표와 인연이 없었다. 계속 꿈을 꾸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선수 생활을 해왔다. 국가대표에 뽑히는 순간, 꿈꾸면서 해왔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과거에 화장실에서 샤워하면서 '국가대표 자리에 가면 어떨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되게 멀리 보이는 꿈이었고 상상만으로 가능할 것 같은 자리였는데 그런 시기들이 지나서 현실에서 일어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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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선수가 뽑힌 건 어떤 의미일까?

굉장히 큰 의미다. 광주에서 국가대표가 나온다, 정말 대단한 일이다. 과거 (엄)원상이, (엄)지성이도 다녀오긴 했다.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좋은 성적이 우연이 아니라는 게 증명된다. 많은 분들이 주목하지 않는 하위권에 있었던 팀에서 성적이 좋아지니 국가대표 부름을 받을 수 있는 상징성이, 한국 축구에서 주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 광주 일원인 게 자랑스럽다. 책임감도 느낀다. 광주를 대표해서 운 좋게 먼저 뽑힌 거라고 생각한다. 나 말고 좋은 선수들이 많기에 다음 번엔 뽑혔으면 한다.

- 본인이 생각하는 경쟁력은?

활동적인 부분이다. 팀 안 들어가서 팀을 위해서 헌신하는 모습들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그야말로 국가대표지 않나. 그 선수들이 더 빛이 날 수 있게끔 돕고 싶다. 가서 잘 적응을 해서, 장점 잘 녹여낼 수 있도록 하겠다. (누구와 발을 맞추고 싶은지) 다 너무 기대가 되는데 난 미드필더니까 황인범 선수, 이재성 선수와 같이 뛰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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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스만 감독 축구와 잘 맞을 것 같나.

공격축구를 지향하시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있어서 광주와 비슷하다. 광주는 공격 축구를 하고 소유하고 주도하는 축구를 한다. 그런 색깔을 내고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해왔던 것들을 잘하고 싶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신고식 준비는 했는지, 아무래도 랩을 시킬 것 같은데.

질문을 듣고 보니까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일단 랩을 준비해보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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