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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의 강제 입맞춤 논란으로 인해 스페인축구협회가 유럽축구연맹(UEFA)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라리가 구단들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없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게 됐다.
영국 매체 더선은 28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축구협회의 과감한 조치로 유럽 탈출의 위기에 처했다"라고 보도했다.
스페인축구협회는 최근 루비알레스 회장의 문제 행동으로 인해 많은 관심과 질타를 받고 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 2023 여자 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벌어진 강제 키스 논란으로 스페인 여자 대표팀의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기쁨을 퇴색시켰다. 당시 루비알레스 회장은 우승의 기쁨을 즐기는 시상식에서 에르모소와 포옹하더니 곧바로 입을 맞추는 행동이 포착되며 논란을 만들었다. 당시 그의 행동은 상대 선수였던 에르모소의 동의가 없었다면 성추행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시상식 이후 논란에도 불구하고 루비알레스 회장은 뻔뻔한 태도를 먼저 내비쳤다. 그는 라디오 마르카와 인터뷰를 통해 "에르모소와 키스? 다들 바보 같은 소리를 한다"라며 별다른 뜻이 없었다며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에 비난과 사퇴 요구가 더욱 폭주했다. 미켈 이세타 스페인 문화체육부 장관도 "내겐 받아들일 수 없는 거 같다. 우린 평등, 권리, 여성 존중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라며 "우리 모두 태도와 행동에 조심해야 한다. 선수를 축하하기 위해 입술에 입을 맞추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루비알레스의 회장을 비난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과 영상까지 올렸지만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사에 나서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늘어갔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사퇴 압박이 심해지자 태도를 바꾸며 선수를 공격하고, 적반하장의 태도로 나서기로 입장을 전환했다. 그는 "그것은 자발적인 키스였다. 상호적이고 행복하며 합의된 키스였다. 그것이 핵심이다. 합의된 사실만으로 내가 이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며 사과를 번복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인축구협회도 루비알레스 회장의 편을 들었다. 스페인축구협회는 현지 선수노조인 풋프로를 통해 '키스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한 에르모소의 발언이 거짓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갖고 있다며 "에르모소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며 에르모소에 대한 법적 고발을 예고했다.
이후 현지 팬들은 스페인왕립축구협회 본부 앞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진행하는 상황이며, FIFA는 성명을 통해 "호르헤 이반 팔라시오 징계위원장은 징계 규정 51조에 근거해 이날부터 루비알레스 회장이 가진 축구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의 권한을 잠정적으로 정지한다"라며 90일간의 직무 정지 소식을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도 루비알레스의 권한을 정지시키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스페인축구협회와 루비알레스 회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스페인 정부의 개입을 지적하며, UEFA에서 자신들이 나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더선은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축구협회 수뇌부는 루비알레스 회장이 스페인 정부에 의해 회장직에서 축출될 경우 UEFA를 떠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스페인축구협회는 UEFA에 편지를 보내 정부의 규정 위반을 지적했다"라며 스페인축구협회가 항의한 사실을 전했다.
UEFA 규정에 따르면 "UEFA 소속 협회는 제3자의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진행, 관리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스페인축구협회는 스페인 정부의 개입이 이러한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더선은 "이러한 규칙 위반으로 인해 스페인 정부는 원하지 않았던 스페인축구협회의 UEFA 탈퇴가 일어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구단들을 챔피언스리그에서 배제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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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선의 언급대로 이번 사태가 더욱 논란이 된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스페인축구협회가 UEFA에서 떠난다면 스페인축구협회 소속인 구단들이 UEFA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유럽 최고의 인기 팀으로 꼽히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없게 된다면 UEFA가 받는 타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일부 매체에서는 UEFA가 당장 스페인을 연맹에서 배제할 의사는 없을 것이라고 점치며, 스페인축구협회가 루비알레스 회장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열중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페인축구협회는 현재 FIFA의 직무 정지 조치에 대한 긴급회의를 준비 중이다.
결국 당장 스페인축구협회가 UEFA를 탈퇴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이번 논란으로 스페인축구협회와 UEFA, 스페인 정부의 대립이 지속된다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루비알레스 회장의 어머니는 아들의 결백함을 주장하고자 최근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회장의 어머니인 앙헬라스 베자르는 지역 교회에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언했으며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에르모소에게 "진실을 말하라. 논란의 배후가 누구인지 궁금하다"라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졌다.
루비알레스 회장의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스페인축구협회, UEFA까지 축구계가 시끄러워진 가운데, 이번 논란과 연맹, 협회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마무리될지에도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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