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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한은 “식료품물가 쉽게 안 꺾일 것”···저소득층 부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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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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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국내외 식료품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장기적으로 이상기후는 국제식량가격을 끌어올릴 가장 중대한 문제로 지목되고, 식품물가가 오르면 지출 가운데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8일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국내외 식료품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을 보면 한국과 주요국 모두 식료품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로 채소·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전월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흑해곡물협정 중단, 일부 국가의 식량수출 제한 등이 겹치면서 식료품 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외로 눈을 돌리더라도 영국의 지난 3월 식료품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19.2% 올라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도 지난해 연간 10% 이상 식료품물가가 올랐다.

보고서는 국내외 식료품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각국의 작황 등 수급상황이나 인건비 등 국가별 여건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공급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비료공급 차질, 각국 식량수출 제한, 이상기후 등 글로벌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요인으로 향후 국내외 식료품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는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엘니뇨, 이상기후 등이 국제식량가격의 가장 큰 상방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올해 중 강한 강도의 엘니뇨 발생이 예상되는데, 과거 사례를 보면 엘니뇨 기간 이후에는 국제식량가격 상승기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왔다”면서 “해수면 온도가 예년 대비 1도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 1∼2년의 시차를 두고 국제식량가격이 5∼7%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쌀을 제외한 곡물의 대외의존도가 높아 국제식량가격 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021년 기준 20.9%로, 쌀을 제외할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제식량가격은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 가격 및 외식물가에 파급된다”면서 “가공식품은 11개월 후에, 외식물가는 8개월 후에 영향이 최대로 나타나며, 국제식량가격 급등기에는 시차가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소득에서 식료품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식료품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2022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의 소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은 1분위 가구(소득 하위 20%)가 21.4%로 다른 소득분위가구(2분위 16.5%, 3분위 15.4%, 4분위 13.9%, 5분위 12.5%)에 비해 높았다. 보고서는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담이 증대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후 식료품물가의 흐름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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