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에서 한 시민이 해산물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중국은 일본이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한 이날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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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지난 24일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주요국들이 극명하게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후쿠시마산뿐 아니라 일본산 수산물 전체를 수입 금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반면, 미국과 유럽, 태평양 도서국들은 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결정을 신뢰한다며 지지를 보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오염수 방류가 개시 직후 일본이 원산지인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담화문을 통해 “일본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문제 제기와 반대를 무시하고 오염수 방류를 강행했다”며 “일본은 무책임한 오염수 방류로 스스로를 국제 피고석에 앉혔고, 앞으로 장기간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예상 외로 강경한 태도에 일본 정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지난해 전체 수산물 수출액(3873억엔) 중 중국의 비중은 22.5%에 달하며 홍콩은 755억엔으로 19.5%를 차지한다. 당장 수출물량의 42%가량의 판로가 막힌 셈이다.
아사히신문은 25일 일본 정부 내에서 중국의 금수 조치에 대해 예상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 농림수산성 강부는 “중국이 무언가 대응해올 것으로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4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 경로로 즉시 철폐해 달라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논의할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내놓거나 수용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안전 기준을 포함해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해 안전하다”면서 “우리는 일본의 계획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람 이매뉴얼 주일본 미국대사는 오는 31일 후쿠시마현 소마시를 찾아 그 지역에서 잡은 생선을 식당에서 먹겠다고 예고했다.
유럽연합(EU)도 지난달 13일 EU·일본 정상회담 직후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 규제를 철회했다. EU소속 27개국 4억5000만 인구에 모두 적용되며 스위스 역시 지난 15일부터 후쿠시마 및 인근 10개 현의 수산물과 버섯류에 대한 수입 규제를 해제했다.
해류 영향을 받는 태평양도서국들도 방류 결정은 과학적 검증에 의한 것임을 수용하며 IAEA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선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사설을 통해 “지금 필요한 것은 중국 이외의 국가와 지역 시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척하는 노력”이라며 “중국을 대신하는 새로운 수산물 수출처로는 일본산 식품에 부과하던 수입규제를 철폐한 유럽연합(EU)이 유력하며 미국과 호주도 이전부터 규제를 없애고 있어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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