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부터 원자력 관련 자료 수집 및 연구한 日 원자력 자료정보실 반 히데유키 대표
"2011년 후쿠시마 사고 피해 회복도 다 안 돼"
"장기적인 환경영향평가 없는 오염수 방류 지금이라도 멈춰야"
24일 일본 도쿄 원자력 자료정보실. 민소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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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가운데 일본의 대표적인 반핵운동단체 대표가 후쿠시마 사고의 잔흔이 채 다 아물기도 전 또다시 시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핵 전문 비영리단체인 '원자력 자료정보실' 반 히데유키(伴英幸) 대표는 24일 일본 도쿄 나카노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피해가 전부 다 회복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정보실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시민단체(특정비영리활동법인·NPO)다. 1975년에 설립된 단체로, 원자력과 관련한 논문, 신문, 단행본 등의 자료를 모아 원자력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홍보한다. 현재는 7명의 연구자들과 활동가들이 함께 정보실을 꾸려 나가고 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정보실의 사무실은 천장에 닿도록 쌓인 각종 원자력, 오염수 관련 자료들로 빼곡했다. 50년 가까이 활동해 온 세월의 흔적을 나타내듯 자료들에는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이날까지도, 그는 여전히 12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순간을 잊지 못했다.
"태어나서 그렇게 흔들리고 길었던 지진은 처음이었어요. 책장의 책들이 쏟아져나와 바닥에 마구잡이로 떨어지고 무서워서 책상 밑에 숨어들고 정말 큰일이었어요. 교통도 전부 멈춰 버리고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 사고는 끝나지 않았어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일어난 후쿠시마 사고는 2만 2000여 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그 이후부터 반 대표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4일 일본 도쿄 원자력 자료정보실 반 히데유키 대표. 민소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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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그는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지금도 3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피난 생활을 하고 있고, 후쿠시마의 어업도 20% 정도 밖에 회복되지 않는 등 피해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반 대표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수십 년에 걸쳐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했음에도 장기간 이어질 오염수 방출이 낳을 영향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쿄전력이 30년에 걸쳐 오염수를 내보내겠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평가는 전혀 돼있지 않다"면서 "일단 올해 안에 3만 톤 가량 방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평가하고 있지만, 그 후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장기적인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인정해 버리고 있다. IAEA의 최종 보고서도 (장기적인) 오염수 방류의 본질, 정당성을 제대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며 "그런 보고서를 빌미로 방류를 강행해버려 지금 매우 화가 나고 분노하고 있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반 대표는 지금이라도 오염수 방류를 멈춰야 한다면서, 오염수를 처리하면서도 해양 방류를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콘크리트화 방식'을 들었다.
그는 "오염수를 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대로 처리를 한 다음에, 흘려보내지 않아도 되도록 오염수를 콘크리트와 함께 굳혀서 발전소 안의 지하에 매설하는 방식이 있다"며 "그러면 바다에 버리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오염수 방류를 외쳐온 반 대표는 "트리튬(삼중수소) 말고도 30개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환경에 그대로 흘러가는 일에 의한 장기적인 영향이 가장 걱정된다"면서 "희석한다고 안전한 것은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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