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갱단과의 전쟁’
비상사태 선포 후 1만 2000명 수감
23일(현지시각) AFP통신은 테러범 수용센터(CECOT)로 알려진 교도소 방문기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엘살바도르 갱단 조직원들이 수감되어 있는 테러범 수용센터 내부 모습[사진출처=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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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남동쪽으로 74㎞ 정도 떨어진 테코루카에 자리 잡고 있는 이 교도소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갱단과의 전쟁에서 검거한 용의자들을 수감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지난 2월 24일 개소했다.
교도소 시설은 165만㎡ 부지에 건물 면적 23만㎡ 규모로 남미 최대 수준이며, 전기 철조망과 높이 11m·길이 2.1km의 두꺼운 콘크리트로 벽을 둘렀다. 교도소는 8개 동이며, 동마다 수감자 1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약 100㎡ 규모의 감방이 32개씩 마련돼있다.
보도에 따르면 약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테러범 수용센터에는 현재 1만 2000여 명이 수감되어 있다.
수감자 대부분은 악명 높은 갱단 ‘마라 살바트루차’(MS-13)와 ‘바리오 18′ 조직원들이라고 전해진다. 엘살바도르 당국은 갱단의 규모가 수만 명에 달하며, 이들이 살인·갈취·마약 밀매 등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약 60~75명이 30평 규모의 방에서 생활… 빼곡한 3층 금속 침대가 '오징어게임' 연상시켜
약 60~75명의 수감자가 약 100㎡ 규모의 방 하나에서 지내고 있는데, 이 규모는 30평 남짓으로 국내로 치면 일반적인 아파트 한 채와 비슷하다. 특히 이들이 머무는 방에는 3층 금속 침대가 빼곡히 놓여있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연상케 했다.
수감자들은 화장실 2개·세면대 2개·식수통 2개를 공유해야 하고, 식당휴게실·체육관·탁구대가 있지만 수감자들은 사용할 수 없다. 위법 행위를 저지른 수감자를 가두는 창문 없는 처벌실이 있으며, 수감자는 가족 면회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 흰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있으며, 맨발인 상태였고 몸에 문신을 한 이들도 많았다.
현지 인도주의 단체들은 수감자의 처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들 단체는 수감자들이 매트리스도 없이 지내야 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기회도 없으며, 교도관들에게 구타와 고문을 당한다고 주장했다. 인권변호사 라켈 카바예로는 수감자들이 음식이 부족하다고 불평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러나 엘살바도르 인권 국장 안드레스 구스만은 "수감자들의 상태가 양호하며 그들의 인권이 존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엘살바도르 갱단 조직원들이 수감되어 있는 테러범 수용센터 내부 모습[사진출처=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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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불리던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3월 26일 하루 동안 62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다음날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42)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고강도 치안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체포된 용의자의 수만 7만명에 이르며, 2021년 기준 10만명당 17.6명이었던 살인율은 지난해 10만명당 7.8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 캐나다, 미국 등과 유사한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영장이나 명확한 증거 없이 구금이나 주거지에 대한 임의 수색이 가능해지는 등 수많은 인권침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켈레 대통령의 지지율은 91%를 기록하고 있다. 범죄에 두려운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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