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 오너가 임원도 90명
/한국CXO연구소.
아시아투데이 최원영 기자 =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주요 오너가(家) 중 회장과 부회장급에 해당하는 젊은 임원만 60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25명은 회장 혹은 대기업 집단의 총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80년 이후에 출생한 MZ세대 오너 임원도 90명에 달했고 여성 임원도 50명 정도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82개 대기업 집단을 포함한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중견·중소기업 중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이다. 조사는 정기보고서 및 올해 8월 1일 이전에 임원으로 승진한 현황을 기초로 분석이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파악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모두 300명이다. 이 중 공식적으로 명함에 '회장' 직위를 기재하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24명이었다. 회장 타이틀을 따로 쓰고 있지는 않지만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의 동일인(총수)에 해당하는 경영자까지 합치면 2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1970년 이후 출생한 그룹 총수를 재계 서열 순위로 살펴보면 정의선(53세) 현대자동차 회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기준 재계 서열 3위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에 현대차 그룹 회장으로 공식 등극했다. 재계 서열 4위 LG그룹 총수인 구광모(45세) 회장도 1970년대생으로 그룹 총수이면서 회장 직위를 쓰고 있는 젊은 경영자 그룹군에 포함됐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에 고(故) 구본무 회장에 이어 LG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외 재계 14위 한진 그룹 조원태(47세) 회장과 재계 21위 현대백화점 그룹 정지선(51세) 회장도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총수 그룹군에 속했다. 조원태 회장은 2019년 4월에, 정지선 회장은 2007년 12월에 회장으로 올라섰다.
공정위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82개 대기업 집단에 속하면서 회장 타이틀을 쓰고 있는 젊은 오너가도 2명 있었다. 한국타이어 그룹 조현범(51세) 회장과 DB 그룹 김남호(48세) 회장이 여기에 포함됐다. 조현범 회장은 2022년 1월에 한국앤컴퍼니 회장으로, 김남호 회장은 2020년 7월에 DB 그룹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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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중견기업 중에서는 창업 1세대 회장급이 2명으로 나타났다.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과 레미콘 사업 등을 영위하는 SG 박창호(51세) 회장과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 이스트소프트 설립자 김장중(51세) 회장이 여기에 포함됐다. 두 회장은 1972년생으로 동갑내기 창업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4세 경영자 중에서는 미래엔 그룹 김영진(49세) 총괄 회장과 CS홀딩스 장원영(48세) 회장 2명이 포함됐다. 미래엔은 국내 최초 교과서 발행기업인 대한교과서(現 미래엔) 김기오 창업자를 필두로 2세 경영자인 김광수 회장과 3세 경영자 김필식 사장을 거쳐 현(現) 김영진 회장이 4세 경영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장원영 회장은 동국제강그룹 장경호 창업가→2세 장상준 회장→3세 장세명 사장의 계보를 이어가는 4세 경영자로 확인됐다. CS홀딩스는 조선선재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3세 오너家 젊은 회장에는 이해영(52세) 대림비앤코 회장, 허준(52세) 삼아제약 회장, 이인옥(52세) 시알홀딩스 회장, 김태현(49세) 성신양회 회장, 최윤범(48세) 고려아연 회장, 허승범 (42세) 삼일제약 회장이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장급 CEO만 해도 154명(51.3%)으로 50%를 넘어섰다. 이 중 42명은 198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82개 대기업 집단에 속하는 대표적인 젊은 사장급에는 정기선(41세) HD현대 사장, 홍정국(41세) BGF 사장, 김건호(40세) 휴비스 사장, 이규호(39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 김동원(38세) 한화생명 사장, 김대헌(35세) 호반건설 기획총괄 사장 등이 꼽혔다.
여성 중에서는 이부진(53세)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정유경(51세) 신세계 총괄사장, 조현민(40세) 한진 사장등이 경영 전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에 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가까운 시일에 부회장으로 오를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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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이후 출생한 30대 초반 오너가 임원도 8명으로 파악됐다. 박은진(33세) 대유에이텍 상무, 이선호(33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등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창업 세대에 이은 2세 경영자는 형제간 후계 경쟁이 치열해 경영 능력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하면 그룹 수장으로 오르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최근 3~4세 경영자는 외아들이 크게 늘다 보니 뚜렷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룹 후계자로 낙점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경영 후계 진행 방식이 향후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 체질을 개선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오랜 시간을 두고 살펴볼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소장은 "경영 3~4세 중에는 여러 이유로 미국 등지에서 자녀를 출산한 경우도 많아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이 4~5세 경영 시대로 본격적으로 접어들 때는 국내 재계에 국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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