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들이 예멘의 알 타비트 캠프 인근에서 부상당한 동료를 옮기는 장면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촬영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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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경수비대가 예멘 국경을 따라 자국으로 입국하려던 수백명의 아프리카 이주민을 학살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21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그들은 우리에게 비 오듯 총을 쐈다’는 제목의 73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내어, 사우디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예멘에서 자국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이들에게 폭발성 무기를 던지고 총격을 가해 최소 655명 사살했다고 밝혔다. 목숨을 잃은 이주민들은 주로 북아프리카에서 온 에티오피아 국적자이며, 사망자와 부상자 중엔 어린이와 여성도 다수 포함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목격자 42명의 증언과 350개 영상과 사진, 위성 이미지 등을 기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휴먼라이츠워치 활동가 나디아 하드만은 “산 곳곳에 흩어진 주검들, 신체 절반을 잃은 주검을 목격했다고 사람들은 전했다. 사우디가 이주민 집단에 대해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살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인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수년 동안 이어진 티그라이 내전을 피해 인근 국가로 흩어지고 있다. 특히 에티오피아에서 지부티와 아덴만을 거쳐 예멘에 입국한 뒤 국경 산악지대를 넘어 중동의 부국 사우디로 가 일자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사우디에는 현재 약 75만명의 에티오피아인이 살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 보고서 내용을 부인했다. 이름 공개를 거부한 사우디 정부 관리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휴먼라이츠워치의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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