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감독은 지난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대구FC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퇴의 변"이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태블릿 PC를 꺼내 준비해 뒀던 사퇴문을 읽은 안 감독은 "서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부임 당시나 지금이나 제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서울이 발전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 최선을 다했으나 추구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겠다"며 "서울이 앞으로 한국 축구를 선도하고 사회에 건강한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을 멀리서 마음으로 수호신이 되어 응원하겠다"라고 했다.
서울은 지난달 12일 수원FC와 경기에선 창단 첫 한 경기 7골을 기록하며 구름 관중에 화답다. 그러나 최근 12경기 중 수원FC와 경기를 제외하면 거둔 승리가 1승뿐이다. 대구와 경기까지 최근 5경기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하고 3무 2패로 승점 3점에 그쳤다. 승점 39점으로 4위에 머물러있으나, 6위 인천과 승점 3점, 7위 대전과 승점 4점 차이다. 8위 대구(35점), 9위 제주(34점)도 서울을 가시권에 넣어 두고 있다.
서울 선수단은 어느 때보다 이번 시즌 상위 스플릿 복귀 열망이 강하다. 지난달 12일 수원FC와 경기에서 500경기 출전을 달성한 기성용은 다음 동기부여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말에 "FC서울이 지난 몇 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고 어려운 상황이 있었는데 올해는 꼭 상위 스플릿에 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대답했다. 핵심 공격수 나상호 역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상위 스플릿이 목표"라고 말했다. 비록 최근 승점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더라도 상위 스플릿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시즌이었기 때문에 서울 선수단은 물론 프론트도 정규 시즌 6경기를 남겨두고 나온 안 감독의 사퇴 선언이 당황스러웠다.
FC서울은 안 감독의 사퇴로 최근 5년 동안 감독 네 명을 떠나보내는 멍에를 쓰게 됐다. 2018년 황선홍 감독, 2020년 최용수 감독, 2021년 박진섭 감독이 시즌 중 지휘봉을 자진해서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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