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케리 마허 교수.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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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할아버지'와의 추억은 1년이 지나도 변함없었다. 열정적인 롯데 자이언츠 팬 고(故) 케리 마허 교수 기념식이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케리마허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다. 마허 전 영산대 교수는 2013년부터 부산 사직구장과 전국 야구장을 돌며 롯데의 전 경기를 직관했다. 경기 때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열성적으로 응원해 야구 팬들에게 '사직 할아버지'로 불렸다. 그는 지난해 8월 16일 향년 68세로 별세했다.
마허 교수는 세상을 떠나기 전 부산 지역 유소년을 위한 야구 장학금을 만들고 싶어했다. 마허 교수의 유산과 지인들이 모은 돈으로 장학기금을 마련했다. 롯데 구단도 뜻을 기리고자 도움을 건넸다.
지난해 8월 17일 열린 경기를 앞두고 치러진 마허 교수의 추모식.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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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수상자는 부산 지역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6명이다. 황금사자기 MVP에 오른 부산고 안지원을 비롯해 우명현, 하현승(센텀중), 김진욱(대천중), 김민서, 박의진(이상 부산중)이 선정됐다.
경기 전에는 마허 교수의 1주기 추모 영상을 상영됐고, 6명의 선수에게 장학금이 전달됐다. 하현승은 대표팀에 선발돼 어머니 신명희씨가 대리 참석했다.
여섯 선수는 사직구장에서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안지원은 "TV에서 항상 뵙던 분이고, 올 때마다 얼굴을 봐서 잘 알고 있었다. 부산 대표로 뽑혀 와서 기쁘다. '이런 자리에서 뛰면 어떨까'란 생각도 해봤다. 장학금으로 배트를 사려고 한다. 나중에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가 되고 싶다"고 했다.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케리마허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한 선수들. 센텀중 하현승의 어머니 ***씨(왼쪽부터). 부산중 김민서, 대천중 김진욱, 부산고 안지원, 부산중 박의진, 부산고 우명현. 부산=김효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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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명현은 "지난해 교수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교수님이 만든 장학금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 나도 롯데를 좋아하니까, 프로 선수가 돼 사직구장에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꾸준히 잘 하고,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의진은 "롯데 팬으로서 이런 장학금을 받게 돼 기쁘다. TV나 관중석에서 보던 마운드에 서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3년 뒤 저 마운드에 서면 좋을 것 같다. 어릴 때 마허 교수님과 함께 이대호 선수를 응원하고 사진도 찍었다. 송승준 선수를 보며 선수의 꿈을 키웠다. 나도 어린 선수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민서는 "어릴 때부터 알던 분과 좋아하는 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좋다. 사직구장 안은 처음이다. 신기하기도 하고, 여기서 야구를 하고 싶다. 할아버지가 야구를 정말 사랑하셨던 것 같다. 야구할 때 필요한 데 쓰고, 치킨도 먹고 싶다"고 웃었다.
김진욱은 "교수님께서 최준석 선수를 응원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장학금을 받게 돼 영광이다. 프로 선수가 되서 이 곳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야구를 잘 해서 팬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현승의 어머니 신명희씨는 "롯데 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분이다. 이런 자리에 초대돼 감사하다. 야구를 전혀 몰랐는데 현승이 덕분에 이 자리에 오게 됐다. 믿기지 않는다. 교수님을 보며 '어떻게 저렇게 한 팀을 좋아하셨을까.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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