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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얼굴이 궁금하신가요?”…넷플릭스 ‘마스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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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마스크걸>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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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제 얼굴이 궁금하신가요?”

완벽한 몸매의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춤을 춘다. 딱 달라붙은 의상을 입고 ‘토요일 밤에’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 유료 후원 아이템인 ‘하트팡’이 쏟아진다. ‘마스크 좀 벗어주세요’라는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리지만 그녀는 끝까지 얼굴을 가린다. 그녀는 얼굴 콤플렉스로 가득 차 있고, 무채색 계열의 정장만 입고 다니는 직장인 김모미.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었는데 누구와도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는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BJ ‘마스크걸’로 활동하면서 우발적 살인을 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독창적이고, 기괴한 이야기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마스크걸>은 총 7회로 구성됐으며, 매 회 화자가 달라진다. 어릴 때부터 못생겼다는 소리를 들어 주눅 들어 있다가 밤에는 변신하는 김모미, 온갖 아르바이트로 힘겹게 사는 와중에 잘생긴 남자 아이돌 지망생에게 끌려 돈을 뜯기는 김춘애, 현실에선 이성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지만 한밤중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내고 ‘시작부터 방향이 잘못된 사랑’을 하는 변태 성욕자 주오남(안재홍), 딴살림 차린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 주오남만 바라보고 살다 그가 사라지자 추적에 나선 김경자(염해란) 등이다.

<마스크걸>은 여성을 얼굴과 몸매로만 평가하는 외모 지상주의 현실을 비꼬면서 ‘내면’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릴러 형식으로 엮어냈다. 김모미, 김춘애, 김경자, 주오남 등은 각기 다른 사연이 있지만 모두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더 집중하는 인생들이다. ‘하트팡’으로 대표되는 외부의 시선은 각 캐릭터들에게 희열을 안겨주다가도 결국엔 파멸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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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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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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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은 16일 제작발표회에서 김모미, 주오남, 김경자를 “상처, 소외된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캐릭터들”이라며 살인 사건으로 얽힌 이들의 도덕적 모호함을 관전 포인트로 짚었다.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살인을 저지르는 김모미, 아들을 죽인 김모미를 끝까지 쫓아가는 김경자 등 등장인물들은 연출자의 설명처럼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다. 그렇다 보니 등장인물에 쉽게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 몰입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 드라마의 독특한 대목은 김모미라는 한 명의 인물을 3명의 배우가 각각 다르게 연기한다는 점이다. 콤플렉스 덩어리인 김모미는 신인 이한별, 살인을 저지르고 성형수술한 뒤 쇼걸로 살아가는 김모미는 나나, 결국 교도소에 들어가 ‘죄수 1047’이 된 김모미는 고현정이 연기했다.

김 감독은 3인 1역을 두고 “어려운 선택이었다. 특수분장을 했을 때 배우의 표정이나 표현이 어색하고, 불안하게 느껴져서 3인 1역을 강행했다”며 “세 분의 배우가 계셔서 더 자신감 있게 선택했던 것 같다. 이 작품을 하면서 내린 결정 중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성폭력 장면과 엽기적인 살인 장면이 등장해 19세 이상 관람가다. 18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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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의 한 장면. 교도소에 들어간 김모미는 고현정이 연기한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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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의 한 장면.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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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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