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PSG(파리 생제르맹) 입단 후 첫 공식 경기를 치른 이강인이 데뷔전에서 MVP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거론하게끔 만들었다.
이강인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0-0 무승부로 끝난 PSG와 FC로리앙 간의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개막전에서 선발로 출격해 약 82분 가량을 소화했다.
이날 이강인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PSG 공식 데뷔전을 가졌다. 4-3-3 전형에서 이번 여름 함께 PSG 유니폼을 입게 된 포르투갈 공격수 곤살로 하무스와 스페인 윙어 마르코 아센시오와 함께 3톱을 구성한 이강인은 왼쪽 윙어로 출격했다.
PSG는 공격수 3인방을 모두 신입생으로 구성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지난 시즌까지 PSG 최전방에서 활약해 득점을 맡아온 건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로 이뤄진 일명 'MNM 라인'이었지만 메시는 미국 MLS(메이저리그사커)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했고, 네이마르와 음바페는 방출 명단에 오르면서 개막전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기대와 부담감 속에서 데뷔전을 갖게 된 이강인은 이제 막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단계이기에 아쉬운 장면도 몇 차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왼쪽 윙어로 출전한 이강인은 상황에 따라 아센시오와 자리를 바꿔 오른쪽 측면에서 뛰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또 팀 내에서 킥이 가장 날카로워 프리킥과 코너킥 상황 때 자주 키커로 나섰다.
PSG가 새롭게 내세운 '이강인-하무스-아센시오' 최전방 3톱은 전반 7분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좋은 공격 장면을 만들었다. 이때 이강인이 공격의 시점 역할을 수행하면서 경기를 보던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오른쪽 측면에서 장기인 유연한 드리블을 통해 압박에서 벗어난 이강인은 로리앙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 있던 아센시오에게 공을 건네줬다. 아센시오도 곧바로 박스 안에 있던 하무스에게 패스했고, 하무스는 아센시오 패스를 받자마자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하무스의 날카로운 슈팅은 로리앙 수문장 이본 음보고 골키퍼가 몸을 날리면서 막아냈다.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PSG 신입생 3인방이 최전방에서 좋은 호흡을 한차례 보여주면서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장기인 드리블 돌파를 보여준 이강인은 이후 크로스를 통해 득점을 만들고자 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35분 골문 바로 앞에 있던 하무스를 보고 올려준 이강인의 왼발 크로스는 하무스 뒤쪽으로 향하면서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때 하무스는 이강인 크로스를 어떻게든 발에 맞추기 위해 뒷발을 들어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자 이강인도 직접 슈팅을 시도했지만 백5 전형을 통해 촘촘한 수비 전술을 펼친 로리앙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이날 이강인은 총 3차례 슈팅했지만 모두 로리앙 선수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후반 36분이 되자 PSG는 이강인을 불러들이고, 프랑스 공격수 위고 에키티케를 투입했다. PSG 공식 데뷔전에서 82분 정도 소화한 이강인은 공격포인트 달성엔 실패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이날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88%(52/59), 기회 창출 1회, 슈팅 3회, 드리블 돌파 성공률 75%(3/4) 등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PSG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가 끝난 뒤, 프랑스 리그1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PSG-로리앙'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인 'THE PLAYER'로 이강인이 선정됐음을 발표했다.
로리앙전 MVP로 뽑은 이유에 대해 리그1은 "이강인과 아센시오가 PSG 경기에 가져온 열정은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라며 "다른 날에 그들이 승리하는 쪽에 서 있는 걸 발견했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시가 남긴 거대한 자리를 채워야 함에도 특히 이강인은 아르헨티나의 위대한 선수가 한때 차지했던 공간을 채우는 걸 즐겼다"라며 이강인의 경기력을 호평했다.
또 "비록 이강인의 새로운 고용주가 이날 거둔 수확 일부에 실망했을지라도, 이강인은 PSG에서 데뷔한 첫 번째 대한민국 선수가 된 자신의 성과에 만족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강인에 대한 호평과 함께 리그1은 이날 관중석에서 태극기와 이강인 유니폼을 들고 있는 팬들의 사진을 공식 SNS 계정에 게시하면서 "이강인에 대한 많은 사랑"이라며 이강인이 PSG 선수들 중에서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렸다.
실제로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축구스타 중 한 명인 이강인은 PSG에 입단한 이후 인기가 한층 더 폭증했다. PSG는 이번 여름 프리시즌 때 아시아 투어를 계획해 일본을 방문했는데, 일본 PSG 매장에서 이강인 유니폼이 판매 1위를 달리면서 화제가 됐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네이마르는 이강인에 밀려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엄청난 관심 속에서 데뷔전을 가진 이강인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데 성공하면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프랑스 언론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에게 평점 6점을 부여하면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데뷔한 한국의 보석이 그의 장점을 발휘했다"라며 "공격 양쪽에서 매우 활동적이었던 이강인의 가속과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은 그를 PSG 개막전의 기폭제로 만들었다"라고 칭찬했다.
매체는 이날 마누엘 우가르테에게 평점 7점을 주면서 PSG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강인과 잔루이지 돈나룸마, 뤼카 에르난데스, 다닐루 페레이라, 비티냐가 6점으로 채점되면서 우가르테 다음으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그러면서 "필연적으로 이강인을 낭비하게 만든 역할"이라며 "불행하게도 PSG는 이강인의 많은 크로스를 받아줄 선수를 찾지 못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강인은 점점 사라졌다"라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또 "오늘 밤 거의 부각되지 않은 이강인의 드리블 능력은 앞으로 더 많이 활용될 만한 가치가 있을만했다"라며 앞으로의 활약상을 기대했다.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6골 6도움을 기록해 RCD마요르카 에이스로 활약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이강인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열린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21억원)에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으로 이적하며 새 둥지를 틀었다. 이강인과 PSG는 2028년 6월까지인 5년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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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에 입단하면서 PSG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된 것은 물론이고 축구선수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한 이강인은 첫 공식 경기에서 완벽하진 않아도 동료들 중 가장 눈에 띄면서 주전 경쟁에 '그린 라이트'를 켰다.
개막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PSG는 이제 오는 20일 오전 4시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스타디움 뮈니시팔에서 툴루즈FC와 2023/24시즌 리그1 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남은 시간 동안 이강인이 새 동료들과의 조직력을 더 끌어올려 개막전에서 보여준 경기력 이상의 모습을 보여줘 공격포인트까지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EPA, AP/연합뉴스, 리그1, PSG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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