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경쟁 속 아세안 우군 만들기·일대일로 정상포럼 정지작업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싱가포르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교장관 |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외교부장 복귀 뒤 첫 순방국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개국을 선택했다.
미국, 중국과 동시에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을 자국 편으로 끌어당겨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기 위한 외교전으로 보인다.
안마당 격인 동남아에서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아울러 시진핑 국가 주석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10주년을 맞아 오는 10월 개최하는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각국 정상을 초청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도 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자국의 최대 외교 이벤트가 될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세계 각국 정상을 대거 초청해 세를 과시하겠다는 계획을 숨기지 않고 있다.
11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과 만나 양국 관계와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장관은 양국 관계의 양호한 발전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양국 관계를 '전방위적 고품질 전향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일대일로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 양국 간 직항 항공편 재개와 긴밀한 경제·인문·관광교류 협력에 의견을 모았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도 양측이 관광, 비즈니스 교류, 항공 분야 상호연계 등 양국의 공동이익에 대해 논의했고,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보도했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회담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의 좋은 친구 왕이가 싱가포르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식물원에서 저녁을 함께하며 여러 가지 전략적 과제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했다"고 적었다.
왕 부장은 싱가포르에서 리셴룽 총리와 로런스 웡 부총리 겸 재무장관 등을 만난 뒤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로 이동, 13일 순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왕 부장의 아세안 3개국 순방에 대해 아세안 회원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긴장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미국이 만들어낸 불화로 인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지역 연대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샤오쑹 하이난열대해양대 아세안연구소장은 "왕 부장의 방문은 중국이 아세안 회원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돈독한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도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 대외환경의 지속 가능한 안정을 보장하는 열쇠이자 일대일로 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 왔다"며 "대부분 아세안 국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번영이 유지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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