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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이나 인품, 인성 등이 스타들에게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평가의 기준이 될 때가 있다. 연예인은 인지도가 높고 대중의 큰 사랑을 받기에 공인적 성격을 띨 수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공인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정치인보다 더욱 깨끗하고 무결한 사생활과 태도를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배우 박서준과 안보현의 논란도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안보현은 지난 3일 글로벌 아이돌 블랙핑크 지수와 열애를 인정했는데,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핫한 남자 배우로 급부상했다.
지수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은 OSEN에 "안보현과 좋은 감정으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단계", 안보현의 소속사 역시 "두 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YG가 블랙핑크의 열애설을 정식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며, 이로 인해 360만명이던 안보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일 만에 100만명이 증가했다. 전 세계 블랙핑크 팬들이 지수의 남친 안보현을 궁금해하면서 팔로우한 것.
그러나 폭발하는 관심 속에 부작용도 생겼다. 바로 안보현의 인성 검증이 시작됐는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2021년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의 메이킹 편집본이 게재됐다.
영상 안에는 대본을 외우는 듯한 안보현과 그 옆에서 왼손으로 대본을 들어주는 여성 스태프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스태프에게 대본 시중을 들게 했다'며 앞뒤 전후 사정을 배제한 채 비난 멘트와 악플을 쏟아냈고,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메이킹의 길이는 기껏해야 10초 내외였는데, 이 짧은 영상으로 안보현의 '태도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고, 마치 인성에 큰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둔갑됐다.
이후 안보현과 스태프 측근이라는 멘트를 달고 인터뷰가 나왔고, 보는 것과 실제 상황은 달랐다며, 하나의 영상으로 안보현의 전체를 판단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맞는 말이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순간의 화면만 보고 어떻게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으며, 설령 친한 스태프가 대본을 들어줬다고 해서 어찌 배우의 인성을 지적하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확신하겠나. 지수와의 열애 때문에 불거진 그야말로 어이없는 억지 논란에 가까웠다.
안보현을 비롯해 박서준은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지방 무대인사에 참석했다가 성추행을 당하고, 태도 불량 논란에 휩싸였다.
박서준 지난 5일 주연을 맡은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부산 지역 무대인사에 참석했고, 관객들의 좌석번호를 추첨해 선물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때 호명되지 않은 여성 관객이 갑자기 무대로 난입해 박서준을 끌어안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당황한 박서준은 크게 놀랐고, 현장에 있던 보안 요원들이 관객을 빠르게 제지하면서 큰 사건으로 번지진 않았다.
다음날 6일에는 대구 무대인사에 참여했는데, 상대역 박보영이 한 팬에게 받은 주디 머리띠를 착용했고, 박서준에게 닉 머리띠를 건넸다. 그러나 박서준은 본인의 헤어 스타일을 가리키며 착용하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후 박보영은 닉 머리띠를 그대로 들고 나머지 무대인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5초도 채 안되는 영상이 SNS와 인터넷상에 퍼지면서 '팬이 건넨 머리띠를 무시한 박서준'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다.
알고보니 성추행 사건은 술에 취한 여성 관객의 잘못이었으나, 박서준이 호의를 베풀어 별일 없이 넘어갔다. 오히려 박서준이 팬들에게 자신은 괜찮다며 안부 인사를 남겼다.
또한 머리띠 사건은 이날 머리 전체에 스프레이를 많이 뿌려서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박서준은 개인 팬카페를 통해 "어느 정도냐면 정말 뚜껑을 쓴 것처럼 움직이지도 않게 고정했는데 그 상태에서는 머리에 뭘 쓰거나 하면 사실 두피가 좀 많이 아프다"며 "너무 핑계 같긴 한데, 여러분 아시지 않나. 저 그런거 아무 거리낌 없이 잘 한다는 거. 속상하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머리띠는 그럼 왜 보영 씨가 들고 있게 하냐, 민망했겠다 등 말씀들 많이 하시는거 같은데, 난 그 상황에서 머리띠가 내 것이라고 생각 못했고, 혹시나 보영 씨 팬분이 보영 씨 드린건데 내가 가져가면 기분 나쁘실 수도 있을거라 생각해서 딱히 받지 않았다. 그 부분에서도 오해가 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론은 박서준과 박보영 사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이번 일로 박보영은 사람들이 박서준을 오해하는 것 같아 미안해 했다고. 이에 박서준은 "미안해 하지 말고, '콘크리트 유토피아' 남은 일정 즐겁게 잘 소화하자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짧디 짧은 영상만 보고, 순간의 행동 하나로 배우의 인성 전부를 평가 할 수 있을까? 사실상 불가능이다. 정확한 팩트 체크 없이는, 전후 사정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루머만 양상하는 꼴이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유미의 세포들' 메이킹 영상,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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