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도 예멘·리비아 등 문제 해결 못 해…미얀마에 대한 아세안 노력 알아"
지난달 1일 진 마 아웅 미얀마 NUG 외교장관이 동티모르 수도 딜리를 찾아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에게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초상화를 선물하고 있다. [NUG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동티모르가 미얀마 사태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며 아세안 가입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이 일자 "오해가 있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동티모르가 아세안의 일원이 되는 것은 '운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가 지난 3일 낸 성명은 미얀마 국민들의 불만을 대변할 뿐이라며 "우리의 아세안 가입은 국민적 합의에 의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오르타 대통령은 "아세안이 미얀마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와 예멘, 리비아, 콩고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주길 기대하는 것과 같다"며 "유엔이 이에 실패했음에도 우리는 유엔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얀마 사태에 대한 아세안 지도자들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아세안이 복잡한 미얀마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찬사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구스마오 총리는 성명에서 "아세안이 미얀마 군사 정권을 설득해 분쟁을 종식하지 못한다면 동티모르는 아세안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인 동티모르는 어느 곳에서도 군사 정권을 받아들일 수 없고, 미얀마의 인권 침해를 무시할 수 없다며 아세안이 미얀마 사태 종식에 함께 하지 않으면 동티모르는 아세안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스마오 총리는 지난달 1일 자신의 총리 취임식에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의 진 마 아웅 외교부 장관을 공식 초청해 미얀마 군사정권으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NUG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의해 정권을 빼앗긴 미얀마 민주 진영의 임시정부다.
2002년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한 신생국 동티모르는 2011년 아세안 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으며, 지난해 아세안은 동티모르를 11번째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또 아세안 회원국으로서 동티모르가 해야 하는 정치·안보·경제·사회·문화 관련 각종 조치 로드맵의 초안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다른 회원국들도 입장을 바꿔 동티모르의 가입을 반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laecor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