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언론사에 압력 있었는지 밝혀야”
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일 경기 과천시 과천경찰서 인근에 마련한 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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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 재직 당시 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문제 보도’로 분류해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해당 보도와 관련해 어떤 조처를 취했는지 직접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조선일보 문제 보도’ 문건을 보면,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2008년 3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정권에 비판적인 조선일보 기사를 모아서 관리해왔다. 당시는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첫 대변인으로 임명돼 있던 시기다. 해당 문건은 2018년 검찰이 다스 실소유주 수사 과정에서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의 청계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발견됐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대변인으로 있던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생산한 ‘조선일보 문제 보도’ 문건. 2008년 3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정권에 비판적인 기사가 ‘문제 보도’로 정리되어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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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변인실이 ‘문제보도’로 꼽은 조선일보 기사는 일반 기사에서부터 칼럼까지 모두 176건에 이른다. 대변인실은 ‘‘생필품 50개 집중관리’ 효과 있을까’(2008년 3월21일), ‘대통령 사위, 내부정보로 주식거래 의혹’(2008년 9월3일)과 같은 일반 기사에서부터, ‘또 국민 실망시킨 이명박·박근혜의 정치력’(2008년 5월12일), ‘MB의 변화인가, 변절인가’(2009년 5월25일)와 같은 오피니언 기사까지 ‘문제보도’로 정의했다. 특히 ‘답답한 청와대’(2008년 6월30일), ‘시판 미 쇠고기를 먼저 먹어야 할 사람들’(2008년 7월3일)과 같이 2008년 촛불집회와 관련한 보도들도 다수 포함됐다.
대변인실에서 정권에 대한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통상적인 업무지만 이를 ‘문제 보도’로 낙인 찍어 관리한 것은 이 후보자의 왜곡된 언론관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앞서 언론 보도를 통해 이 후보자가 과거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근무하며 국정원을 통해 언론인들을 사찰해왔다는 사실도 보도됐던 만큼, 향후 청문회 과정에서 ‘문제보도’ 관리를 바탕으로 언론사에 어떤 형태의 압력이 가해졌는지 이 후보자가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문 의원실 등에서 이 후보자가 대통령실 대변인 및 홍보수석으로 재직하던 2008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청와대 홍보수석실 및 산하 비서실에서 생산한 문건 일체를 요구했지만, 대통령기록관은 시스템 오류 등을 핑계로 문건 목록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정문 의원은 “이동관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을 지내며 언론 탄압과 줄세우기를 자행한 문건이 수도 없이 남아있는데, 대통령기록관은 몇 달째 시스템 오류를 핑계로 국회에 자료제출을 거부하며 꽁꽁 숨기고 있다”며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이 후보자가 어떤 지시나 실행을 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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