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흑해 노보로시스크항 인근에서 러시아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에 우크라이나 드론 함정이 접근하는 영상/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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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흑해 주요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가 우크라이나의 원격조종 자폭 무인정(드론 보트) 공격을 받았다. 지난달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하고,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항을 폭격한데 대한 ‘보복성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공격으로 국제 곡물가격도 휘청이고 있다.
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가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州) 노보로시스크 해군기지를 공격, 러시아 군함 한 척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는 “약 100명의 러시아 군인이 탑승한 해군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가 450킬로그램의 강력 폭약(TNT)을 실은 해상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해군이 러시아 해안에서 공격을 감행한 것은 처음이다. 노보로시스크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약 400마일(640km) 떨어져 있다.
같은 날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드론 보트 두 척이 해군기지 공격을 시도한 것은 맞지만, 이를 격퇴했다”고 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 선박이 예인선에 의해 해안으로 견인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선박이 좌현으로 크게 늘어진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 대변인 나탈리아 후메니우크도 “우리는 그것(러시아 선박)이 실제로 손상되었다는 공식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4일(현지 시각)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해안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함정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러시아 해군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가 인양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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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해상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한 이후, 흑해와 다뉴브강 일대의 우크라이나 곡물항을 잇따라 공습한 이후 벌어졌다. 유럽 최대 항구 중 하나인 노보로시스크는 러시아 해상 무역의 17%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러시아 친정부 성향 텔레그램 채널 ‘레도프카 익스플스’는 4일 “(이번 공격이) 러시아 경제에 강력한 충격이 될 수 있다”며 정부에 즉각적 대응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노보로시스크 공격은 국제곡물시장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밀 선물 가격은 한때 부셸(곡물 중량 단위·1 부셀은 27.2kg)당 6.47 달러로, 약 2.8% 급등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다. NYT 는 “노보로시스크는 러시아 최대 곡물 생산지와 인접해있고, 흑해에 위치해 있어 유럽 외에도 아프리카·아시아·남미 등으로 수출이 용이한 (러시아) 곡물 수출의 거점”이라며 “(가격 상승은) 세계 곡물 무역에서 노보로시스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노보로시스크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국제에너지가격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보로시스크는 러시아의 원유 주요 수출항이기도 하며, 이곳에서 수출되는 원유는 하루 평균 약 180만배럴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에 달한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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