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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열광하는 아이폰…“아이메시지·에어드롭 안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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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생태계 가진 애플의 '배짱'

세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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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중심으로 나타나는 아이폰 초강세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메시지(iMessage), 에어 드랍 등 iOS 생태계만의 고유 서비스들이 청년들 사이에서 아이폰 사용을 강제하게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뉴시스에 따르면 애플 생태계에 빠져드는 '락인(Lock-in)' 효과에서 더 나아가 비(非) 아이폰 사용자를 배제하는 '낙인 효과' 등의 부작용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한국갤럽이 실시한 '2023 스마트폰 사용률 & 브랜드,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에 대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18~29세의 스마트폰 브랜드별 이용률은 갤럭시 32%, 아이폰 65% 수준이다. 미국의 아이폰 전체 사용자 가운데 34%는 1996년 이후 출생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Z세대는 전 연령대 중 스마트폰을 활용한 소통에 가장 적극적이고, 일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6시간에 달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스마트폰 사용에 적극적인 Z세대가 아이폰을 많이 쓰는 이유는 뭘까. 이는 애플 생태계 특유의 '폐쇄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 iOS는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와 호환되지 않는 기능들이 일부 존재한다. 주로 보안을 이유로 다른 OS와 벽을 치는 것인데, 이같은 특성이 아이폰 이용자 간 일종의 동질감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메시지가 대표적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맥 등으로 문자·사진·영상 등을 보낼 때는 아이메시지가 적용된다. 아이메시지는 항상 암호화되면서 '파란색' 텍스트 풍선으로 나타난다.

아이메시지가 없는 안드로이드 폰에 문자를 보낼 때는 일반 SMS나 MMS 기능이 활성화된다. 다만, 이 경우에는 메시지가 암호화되지 않고, '초록색' 텍스트 풍선이 적용돼 상대방이 아이폰이 아니라는 점이 표시된다.

애플만의 근거리 무선 파일 공유 시스템인 '에어드롭(AirDrop)'도 마찬가지다. 에어드롭은 AWDL(Apple Wireless Device Link) 기술을 통해 공유 버튼 하나만으로 사진 등 데이터를 대량으로, 1대1로 보낼 수 있게 해준다.

이 AWDL 인터페이스 또한 애플의 전용 기술로, 표준 규격과 달라 안드로이드 등과는 호환되지 않는다. 대신 아이폰끼리는 상당히 편리하다. 무선데이터 등이 잘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친구들끼리 대량의 파일을 손쉽게 보낼 수 있다.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인 카메라 성능만 두고 보면 갤럭시 S 시리즈 등도 아이폰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같은 '공유' 문제 때문에 아이폰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애플이 이같은 폐쇄성을 유지하면서 고객 충성심, 이용자 간 동질감 등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확실한 생태계 때문이다. 아이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 액세서리, 컴퓨터 등 제품 판매량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아이폰이 100대가 팔릴 때마다 에어팟 35개, 아이패드 26개, 애플워치 17개가 함께 팔린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폰 100대당 갤럭시 버즈 6개, 갤럭시 탭 11개, 갤럭시워치 6개가 판매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훨씬 더 넓은 사용자 생태계를 갖고 있고, 그 넓은 생태계가 폐쇄적이면서 브랜드 정체성과 충성도를 키우는 방향으로 성장하다 보니 울타리 밖의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의도치 않더라도 소외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실제로 애플은 이같은 폐쇄성, 독점성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iOS와 안드로이드의 연결 문제로 어머니와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이 불편하다는 아이폰 사용자의 지적에 "그러면 어머니에게 아이폰을 사드려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래와의 동질감을 중시하는 청소년기에는 스마트폰 브랜드와 관련한 소외감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아이폰을 안쓰면 왕따'라는 극단적 사례까진 아니더라도 "넌 왜 우리랑 달라?" 등의 말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폰을 선호하게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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