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틀림 될까"..주호민 사태 역풍, 발달장애 '혐오' 우려까지 [Oh!쎈 초점]

[OSEN=장우영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의 특수교사 아동학대 혐의 고소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줄줄이 손절을 선언했고, 그가 고소해 재판을 받고 있는 특수교사도 복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탄원서를 제출, 주호민의 지금 상황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 무엇보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틀린’ 사람으로 보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

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주호민이 특수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이번 고소 건은 학부모가 교사와 다른 학생 모르게 교실 수업 내용이나 대화 내용을 무단 녹음해 신고한 사안”이라며 “그럼에도 녹취 내용이 증거 자료로 채택된다면 학교 현장은 무단 녹음(녹취)이 합법적으로 용인되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나 학생 모르게 교실 내 무단 녹음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요청한다. 무단 녹음이 인정되는 선례가 돼 녹취자료의 오남용이 증가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교총은 “이번 사건은 20년 넘게 특수교육에 헌신한 교사가 여학생에게 성희롱 문제 행동을 한 남학생을 적극 지도해 바로 잡으려는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사례”라며 “녹취 내용의 일부 표현이나 내용만이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교육을 수임 받은 특수교사가 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바로 잡으려는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행위였는지를 포괄적으로 살펴 선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지난달 26일 “작년 9월 저희 아이가 돌발행동으로 인해 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되어 하루종일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게 됐다. 그런데 사건 당일부터 지속적으로 평소와 다른 매우 불안한 반응과 두려움을 표현하고 등교도 거부했다”라며 특수 교사를 신고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주호민은 교총에서 꼬집은 ‘녹음’에 대해 “초등학교 2학년인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였고, 특수학급에는 장애아동만 수업을 받기에 상황을 전달받을 방법이 없었지만 확인이 필요했다.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소식이 전해지고, 사건경위서, 탄원서, 학부모들의 인터뷰가 속속 공개되면서 상황은 주호민이 생각한 것과는 반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지점은 발달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배려가 이번 사태로 인해 축소되지 않을까하는 부분이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우영우의 이야기를 다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작품을 비롯해 발달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오윤아, 권오중 등으로 인해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이들에 대한 배려도 확대됐다. 주호민도 사회적 인식과 배려의 확산에 기여했지만 이번 이슈로 인해 그들에 대한 인식, 배려가 축소되고, 그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생기고 이를 넘어 혐오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아직 주호민이 주장한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긴 녹음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조심스럽게 봐야 할 지점이 있지만, 여론은 주호민이 과하게 대처를 했다며 등을 돌린 상태다. 주호민은 아직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 주호민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