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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광주시장 “호남, 민주당 버릴 수 있다”… 與는 호남행

조선일보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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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광주시장 “호남, 민주당 버릴 수 있다”… 與는 호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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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용섭 “野엔 전략도
혁신도 도덕성도 비전도 없어…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삼류 정치”
더불어민주당 출신 이용섭 전 광주광역시장은 27일 “지금의 민주당에는 전략도, 혁신도, 도덕성도, 비전도 없다”며 “광주도 민주당이 달라지지 않으면 언제든 민주당을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을 거쳐 18·19대 국회의원(광주 광산을)을 지낸 이 전 시장은 “지금 민주당에는 김대중의 통합의 정치, 노무현의 혁신 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 전 시장은 현재 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본지에 “민주당이 달라져야 하는 건 분명하고, 독과점 체제의 현 양당 체제에도 기대를 걸기 어렵다”며 “일종의 ‘메기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라도 혁신 신당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 텃밭인 광주 여론이 좋지 않다면서 “현역 의원들을 다시 찍겠다는 비율은 12~13% 수준이고, 지난 지방선거 투표율은 37%에 그쳤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최근 민주당의 모습이 민생·서민 중심으로 중도를 아우르던 과거의 민주당과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독과점이 견고해지면서 오만해지고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들의 이익만 챙기는 삼류 정치로 가버렸다”며 “의원들의 자질 문제도 있지만 시스템과 제도의 문제가 더 크다. 괜찮은 사람도 (정치에) 들어가면 다 망가진다”고 했다. 최근 일련의 ‘돈 봉투’ ‘코인’ 사태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민주당 혁신’도 제도와 시스템 혁신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신당’ 가능성에 대해 “공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자기 생존을 위해 만드는 정당이 아니라 가치 중심의 정책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포함해 여야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조국 전 법무장관을 위시한 ‘호남 신당 창당설’에 대해서는 “코미디 같은 얘기”라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진영을 뛰어넘어 경청하고 삼고초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전북지사 손잡은 김기현 -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관영 전북지사와 손을 잡고 웃고 있다. /국민의힘

전북지사 손잡은 김기현 -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관영 전북지사와 손을 잡고 웃고 있다. /국민의힘


민주당 일각에서 이런 ‘호남 위기론’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호남 공략 ‘서진(西進) 정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이 호남 지역 국민들에게 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사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제 지역구보다도 많이 오지 않았나 할 만큼 호남 지역에 대한 행보를 해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첫 현장 최고위를 전북 전주에서 열었고, 취임 100일을 앞둔 지난달 중순에도 광주의 산업 현장을 찾았다. 시도순회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장 먼저 연 곳도 호남이었다. 투자 유치도 강조했다. 그는 “2013년 새만금청이 설립됐는데 지금까지 8조1000억원의 투자 유치가 있었지만 그중 80%가 넘는 6조6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호남에 공들이는 것이 수도권 표심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광주 출신 김가람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호남을 포기하고 호남에서 도망치면 호남 출신 수도권 시민들도 국민의힘을 포기할 것”이라며 “호남을 포기하면 수도권을 잃을 것이고 수도권을 잃으면 우리가 무슨 염치로 영남에 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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