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된 엠제이부티끄 유가증권시장 상장 관련 위조 공문(왼쪽)과 엠제이부티끄가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한국거래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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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마케팅·뷰티·외식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 기업 엠제이부티끄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다. 한국거래소가 배포하는 보도자료 형식으로 작성된 ‘엠제이부티끄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이라는 제목의 서류도 함께였다. ‘본 공문의 배포 날짜(2023년 8월 23일) 이전 열람·배포를 금지한다’는 경고 문구가 적힌 이 서류에는 엠제이부띠끄의 상장예정일, 상장주식 수, 종목 코드까지 기재됐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 측은 엠제이부티끄가 유가증권시장은 물론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엠제이부티끄도 최근 주주들에게 “현재 코넥스 상장을 위해 한국 거래소와 접촉 중”이라면서 “상장 청구 신청에 대한 부분을 악용해 주주들에게 혼란을 주는 정보들이 확산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이어 “상장 관련 진행 사항을 지속적으로 주주들에게 알릴 계획이며, (가짜 소문 등에 의해) 혼돈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비상장 주식 거래 사기 관련 주의 안내문./에코프로머티리얼즈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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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제이부티끄의 사례처럼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시장 상장 계획이 아예 없는 비상장 기업이 해당 시장에 상장하는 것처럼 꾸미는 것 외에 상장 예비심사 단계인 기업에 우선 청약하라면서 투자자들을 속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비상장 주식 거래 사기 주의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글을 띄웠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자사나 증권사를 사칭하며 회사의 프리IPO(상장 전 자금 유치)에 참여하라고 투자자를 현혹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증권신고서 제출 전 대주주 물량 매각 및 프리IPO 등 증권 매매 일체를 고려하고 있지 않고, 주식에 대한 매수·매도도 전혀 권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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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비상장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형태의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최근 공모주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장일 가격 변동 폭 확대 이후 공모주 투자로 확실한 ‘단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이를 노린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상장한 종목들의 상장 첫날 거래대금 순위를 매겨보면, 상위권에는 지난 6월 26일 이후 상장한 종목들이 다수 자리했다. 6월 26일은 상장 당일 가격 제한 폭이 기존 63~260%에서 60~400%로 확대된 날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상장한 오픈놀이 상장 당일 약 9294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면서 역대 상장 첫날 거래대금 순위 16위에 올랐다. 이어 같은 날 상장한 알멕(약 7613억원)이 22위, 같은 달 29일 상장한 시큐센(약 6595억원)이 28위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업체의 신규 상장과 관련한 사기는 예전부터 있었다”면서도 “최근 공모가 확대 이후 상장 당일 200% 넘게 오르는 종목이 생기다 보니 투자자들이 이런 사기 행각에 더 쉽게 현혹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정현진 기자(chungh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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