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만 "여야 강대강 대치...내년 총선까지 지속"
엄기홍 "탄핵심판은 '찻잔 속 태풍'...기각 모두 예상한 일"
장성철 "尹, 야당과 시민단체 반발에 신경 안 쓸 것"
황태순 "탄핵소추는 '한 때의 힘 자랑' 야당이 더 문제"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으로 탄핵 심판대에 오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다시 '윤석열호'에 몸을 실었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이 장관 탄핵안에 대해 재판권 9명 전원 만장일치 기각을 결정했다. 이 장관은 파면 위기에서 벗어나 지난 2월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167일 만에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정치 전문가 4인은 헌재의 기각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내년 총선까지 여야 간 정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은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재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프레임으로 공세를 펼칠 것"이라며 "여당 역시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총선까지는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내년 총선은 현 정부를 중간평가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현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제기되면서 야당에 유리한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장관 탄핵 심판을 '찻잔 속 태풍'에 비유하고 "기각은 모두가 예상한 일"이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만약 인용됐으면 윤 대통령의 정치‧행정 영향력이 떨어지면서 조기 레임덕 현상이 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기각됐으니 야당 측에서는 양평고속도로 쪽으로 화살을 겨눌 것"이라며 "윤 대통령 장모인 최은순씨 판결도 났으니 현재 진행형인 사안에 집중 공세를 펼칠 것"이라고 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사실 헌재가 기각하든 인용하든 (윤 대통령 국정 운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여론이나 야당 반응에 신경을 안 쓰는 정권"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국정 운영 기조상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그만두도록 놔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야당과 시민단체 반발에도 (윤 대통령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의 탄핵소추를 '한때의 힘 자랑' 해프닝으로 평가했다. 황 평론가는 "탄핵소추는 (야당이)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이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야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요즘 야당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냐"고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이 장관에 대한 탄핵 기각 선고가 있었던 헌법재판소 앞에는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몰렸다. 전국엄마부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과 극우 유튜버들은 이 장관 탄핵이 기각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일부 인사는 "이태원 참사는 북한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헌재는 스스로 존재 가치를 부정했다"며 "이번 기각 결정은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최고책임자임에도 어떠한 책임도 인정하지 않은 행안부 장관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아주경제=정연우 ·박찬제 기자 ynu@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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