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운전·체포 저항 혐의로 기소돼…결별·업무 갈등 등으로 스트레스받아
여권, 총선 3개월 앞두고 잇단 악재…야당 "총리 판단력에 의문"
키리 앨런 뉴질랜드 법무부 장관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뉴질랜드 법무부 장관이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경찰의 체포에 저항하다 결국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24일 뉴질랜드 헤럴드 등에 따르면 키리 앨런 법무부 장관은 전날 오후 9시께 수도 웰링턴의 한 도로에서 차를 몰다 길가에 주차돼 있던 차를 들이받았다.
출동한 경찰은 앨런 장관을 체포하려 했지만 이에 저항했고 결국 경찰서에 구금됐다가 4시간 후에 풀려났다. 그는 사고 당시 호흡 중 알코올농도가 250∼400mcg(마이크로그램)으로 측정돼 법적 허용치를 넘겼다.
결국 앨런 장관은 난폭 운전과 교통사고 후 체포에 저항한 혐의로 기소됐다.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경찰이 위반 통지서를 발부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 힙킨스 총리는 법무부 장관이 범죄 혐의로 기소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앨런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지는 않았다.
힙킨스 총리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사건 당시 그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레즈비언 정치인인 그가 최근 연인과 결별했으며 법무부 내부에서도 업무 갈등을 빚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앨런 장관은 성명을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을 가졌고,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전날 나의 행동은 내가 괜찮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앨런 장관이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현지 언론은 지난 1월 저신다 아던 전 총리가 번아웃을 호소하며 물러난 뒤 힙킨스 총리로 바뀌면서 내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난관에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에는 스튜어트 내쉬 경찰 장관이 자신의 후원자에게 기밀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사임했고 지난 5월에는 메카 화이티리 관세부 장관이 노동당에서 마오리당으로 당적을 바꾸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달에는 마이클 우드 교통·이민부 장관이 자신의 업무와 이해 상충 가능성이 있는 회사들의 주식을 공개하지 않고 보유한 것이 드러나 사임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럭슨 국민당 대표는 앨런 장관이 필요한 지원을 받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이번 일로 내각에 대한 힙킨스 총리의 판단력에 의문이 간다고 비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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