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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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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4할 타자→프로 미지명 충격, 3년 만에 'MLB 드래프트 16R'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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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한국 학생 야구선수들의 진로는 극히 제한적이다. KBO리그 구단의 지명을 받거나, 그렇지 않으면 대학교로 진학한다. 이마저도 무산되면 앞이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올해 메이저리그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선수들이 나왔다. 배재고를 졸업한 신우열이 탬파베이 레이스의 16라운드 지명을, 신일고를 나온 최병용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마지막 20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신우열은 마이애미 데이드컬리지를 거쳐 이번 아마추어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같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팀이라 신우열에게도 익숙한 팀이다. 14일(한국시간) 연락이 닿은 그는 "원정경기로 그쪽에 많이 가봤다. 차로 4시간 밖에 안 걸린다"며 "스스로 자신감은 있지만 이제 뛰게 될 곳은 프로 팀이고 다들 지명받은 이유가 있을 거다. 방심하지 않고 기본적인 것들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신우열은 지명 순간을 돌아보며 "멍했고, 솔직히 허탈하다는 느낌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드래프트 지명이라는 목표를 이뤘지만 기쁘고 뿌듯한 마음도 잠시,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고 그저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다음 날 7시에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러 나갔다. 6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야구장 갔다가 돌아오는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학교에서)제일 일찍 나와서 제일 늦게 들어갈 정도로 나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 지명을 받고 나면 뭔가 큰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불리고 나니 허무하기도 하고, 똑같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부모님은 기특해하시고 좋아해주셨다"고 얘기했다.

16라운드 지명이니 당장 큰 계약금을 얻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미국에는 이렇게 드래프트 하위 지명을 받은 뒤 4년제 대학으로 진학해 순번을 높이려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우열은 "사실 마이애미 대학교 진학도 논의는 했다. 그사이 지명이 되고 에이전트가 생기면서 고민을 했다. 결국 나도 에이전트도 부모님도 감독님도 그렇고 탬파베이와 계약을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준비가 안 된 상태면 4년제를 가야겠지만 준비가 됐으니 살아남을 가능성 있는 지금 들어가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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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 졸업 후 미국 대학 진학을 결심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2020년에 배재고등학교를 졸업할 예정인 상태로 국내 대학교에 지원했다. 원서는 6군데 다 썼다. 프로 미지명 신분이라 기회는 다 쓰려고 했다. 그런데 서류전형을 며칠 안 남긴 가운데 배재고 권오영 감독님께서 미국 한 번 가보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 사실 그때는 어렸고,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소개서 쓰고 면접을 준비하는 낯선 일들을 계속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라 그냥 흘려들었다. 이틀 뒤에 다시 감독님이 얘기를 꺼내셔서, 그때는 부모님께도 말씀 안 드리고 가겠다고 결정했다."

"걱정이나 두려운 마음보다는 오기가 있었다. 그때의 나는 내가 야구를 잘하는 줄 알았다. 타율이 4할을 넘었으니까. 그런데 그때는 수비에서 확실한 포지션을 맡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몰라준다고만 생각했다. 미국행 제안을 받고 내가 정말 잘하는지 궁금했고, 진짜 야구를 잘하는 게 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어머니는 반대하셨지만 아버지는 격려해주셨다."

- 미국 대학은 어떻게 준비했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한국 대학 면접을 준비하면서 미국 쪽도 알아봤다. 그러다 데이드컬리지 트라이아웃에 갈 수 있게 됐다. 그날이 마침 국내 대학교 면접일이었다. 트라이아웃 날짜를 옮겨보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나는 고민 없이 미국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어는, 다 아시겠지만 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안 했다. (훈련하느라) 공부할 여건이 안 되기도 했다. 맨땅에 헤딩이었다. 학원 영어수업에 가서는 이해가 되는 것 같다가도 나오는 길에 다 까먹고 그랬다. 제자리걸음만 하다 '가면 하게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내려놓고 자기소개만 할 수 있게 준비했다."

"2020년 1월 합류가 결정됐는데 그때는 고등학교 졸업장이 안 나와서 다음 학기에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그때부터 또 고생길이 열렸다. 9월에 미국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7월인가 메일 한 통이 왔다. 하반기에 유학생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다 끝난 줄 알았다. 절망하기도 했다. 9월에라도 합류하면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에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충격이 컸다. 결국 2021년 1월 5일, 아직도 날짜가 기억이 난다. 그날 출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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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야구하며 느낀 차이점이 있다면.

"트라이아웃 때부터 놀랐다. 내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야구의 틀을 깨버리는 플레이를 봤다. 미국에 들어온 뒤에는 첫 사흘 정도는 매일 멘탈이 깨졌다. 일주일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다. 야구장에서 더 자유로워지고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만들지 못했던 플레이를 하게 됐다. 그러면서 조금씩, 발전이라기 보다는 생활에 적응을 했다. 처음에는 이 사람들 사이에서 어울리는데 초점을 뒀다. 1년차에는 적응하고 영어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그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운 좋게도 저희 팀 감독님이 타격 파트 전문가셨다. 너무 좋은 코치님이어서 많이 배우고 느꼈다. 대화도 많이 나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었다. 22년에. 그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같이 하는 트레이너를 만났다. 같이 운동하면서 몸도 커지고 힘도 붙어서 힘이 없어서 못 했던 기술들이 갖춰졌다. 그래서 퍼포먼스도 더 좋아졌다."

"데이드컬리지는 미국 안에서도 프리한 편이다. 마이애미에 있고, 중남미 선수들이 많다.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해봐'였다. 한국에서는 이래서 저래서 안 된다는 얘기를 더 많이 들었다. 미국에서는 내가 생각한대로 운동하면서 나 자신에게 피드백을 할 수 있었다. 스스로 과정을 만들고 코치님들의 도움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는 게 목표였다."

- 스페인어를 쓰는 선수들도 많았을텐데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나.

"나 빼고는 다 스페인어를 한다. 스페인어만 하는 경우도 있고 영어와 같이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큰 문제 없었다. 라틴계 선수들의 느낌이랄까, 야구 감각 같은 것들이 멋있게 보여서 따라하려고 했다. 자연스럽게 다같이 영어를 못해도 의사소통이 되더라. 정말 친한 친구들도 생겼다. 미국에서 공휴일 명절 이럴 때 가족들과 보내는데 나는 혼자니까 친구들이 가족 모임에 초대하기도 하고. 즐겁게 지냈다."

신우열은 스즈키 세이야(컵스), 센가 고다이(메츠) 등이 속한 와서맨미디어그룹과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프로야구 선수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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