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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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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홍준표 폭우골프' 내홍 신속돌파… '총선'이 무서운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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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과할 사람이냐'던 홍준표 이틀만에 공개 사과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재난대응 매뉴얼 위배 없었다" 또 언급

여당 내 비판 목소리에 지역 민심까지 '술렁'

전문가들 "민심 이기는 정치인 없다"

아시아투데이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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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천현빈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5일 전국 수해 상황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여야 안팎에서 비판이 일자 19일 공개 사과했다. 기존 '규정상 문제 없다'는 반응으로 불쾌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던 홍 시장이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가 임박하자 입장을 전격 번복하고 고개를 숙였다.

앞다퉈 보도하던 언론을 향해선 지난 17일 수준에 맞게 질문하라고 취재진을 다그치는 등 다소 격한 반응을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홍 시장의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당 차원의 징계가 임박하자 차기 총선서 원내 진입을 고려하는 홍 시장이 급히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홍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한 사과문을 읽고 퇴장했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그는 급히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말 일정이었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은 없었다"고 해명하는 등 자신의 주말 골프는 규정상 전혀 문제가 없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홍 시장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에 더해 "내가 사과할 사람이냐"고 말한 홍 시장의 적반하장식 태도가 재차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김건희 여사의 순방 일정 중 명품 구매 의혹을 집중 거론하며 대여공세를 퍼붓는 와중에 홍 시장의 폭우 골프 논란이 터지자 공세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홍준표 시장은 '대구에는 피해가 없어서 괜찮다'라고 말하면 그만인가.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비상근무를 섰던 대구시 공무원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은가. 참으로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홍 시장은 최근 MZ세대 공무원들과의 대화에서 '쉴 거 다 쉬는 공무원이 어디 있느냐. 그럴 거면 퇴직하라'고 꾸짖었다"며 "그러나 이젠 며칠 만에 말을 바꿔 '대통령 빼고 비상근무를 제외하면 주말은 자유'라며 우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 정치평론가들 "차별화 이미지 때문에 큰 실수, 무서운 건 민심"

여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도 홍 시장에겐 큰 압박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차기 총선 출마를 넘어 잠룡으로 분류되는 홍 시장이 급격히 악화된 여론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이다. 정치평론가 겸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치 9단이라고 불려도 정치인들에게 민심은 가장 무서운 요소"라며 "당 대표와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치인이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어차피 사과할 거 논란을 키우기 전에 미리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괜히 야당에 공세 빌미를 준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아무리 규정을 위반한 게 아니라 해도 (홍 시장은) 민심을 더 무서워했어야 했다"며 "뭐가 문제가 되느냐는 기존 입장은 민심과 전혀 동떨어진 발언"이라고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대구지역본부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도 성명서를 내고 홍 시장을 공개 비판하고 나서는 등 지역 민심으로까지 '폭우 골프' 논란이 확산하자 홍 시장은 급히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도 수준에 맞는 질문을 하라', '주말은 자유', '사과하라고 할 사람이냐', '공직사회에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며 강하게 맞서던 입장과는 상반된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홍 시장이 언행에서 큰 실수를 했지만, 그래도 빨리 수습하면서 논란을 더 키우지 않으려는 모습"이라며 "홍 시장의 강점은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국민들에게 인기를 얻은 건데, 이런 차별성을 적극 부각하다보니 나온 실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민심을 이기는 정치인은 없다.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해, 교육, 비리 등 분야에선 더 조심했어야 했다"며 "홍 시장도 이미지로 장사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수해 봉사활동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성난 민심도 사그라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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