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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불법파견’ 판결에도 부당발령…기아차 공장 직원 ‘극단 선택’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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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배치 ‘뺑뺑이’ 고충 토로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 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기아자동차 직원이 회사 측의 ‘부당 인사조치’에 고충을 토로하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가족과 동료들은 기아차가 대법원의 판결과 노동위원회의 부당 전직 판단을 무시하며 강제 전환배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에 불법파견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들만 콕 집어 부당 인사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기아차 불법파견 판결 당사자들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3일 오전 기아차 화성공장 조립 3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A씨가 공장 주차장에서 음독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며 “11년 만에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을 인정받았지만 원치 않는 공정으로 강제발령을 당했고, 사측이 노동위원회 부당전직 인정도 거부하자 끝내 음독을 시도한 것”이라고 했다. A씨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A씨 등 기아차 사내협력사 노동자 271명은 2011년 7월 사측을 상대로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27일 대법원은 기아차가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기아차는 66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면서 원래 직무 대신 처음 접하는 ‘조립공정’으로 발령했다. 조립공정은 공정 중 노동 강도가 가장 강하다.

노동자들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인사발령 구제신청을 냈고, 지노위는 지난 5월22일 부당전직을 인정하고 기아차에 조립공정 전직을 취소하라고 했다.

기아차는 대법원 판결과 지노위 결정을 따르지 않았다. A씨는 평소 지인과 가족들에게 업무 전환의 고충을 토로했다고 한다. A씨의 가족은 “배치된 업무에도 적응할 만하면 계속 다른 업무로 이동시켜 적응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숙련된 작업자를 멀쩡한 공정에서 빼내 갑자기 엉뚱한 일을 시키는 건 회사를 그만두라는 것이나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기아차 측은 “회사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 결과를 존중하며,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라면서 “소속 직원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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