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한 도로가 침수돼 있다. 청주에는 사흘간 400mm에 가까운 비가 내렸다. (독자제공) 2023.7.1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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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50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가 컸던 청주 지역의 한 자영업자가 "무너지지 않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16일 한 커뮤니티에는 '한 달 만에 두 번 망한 자영업자라고 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서 가게를 처음 안경원을 차렸다가 재개발로 인해 지난 5월 폐업한 뒤 지난달 9일 흥덕구 강내면에 가게를 다시 열었다.
A씨 가게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통째로 빗물에 잠겼다. A씨는 "자는데 오전 8시쯤 건물주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비가 많이 와서 차단기 내려야 하니 한번 와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가 도착했을 땐 이미 발목까지 차 있는 상태였다. 그는 허겁지겁 가게 안으로 들어가 고가의 장비를 위에 올려놓고 나왔다고 한다. 그 사이 물이 허리춤까지 찼기 때문이었다.
그는 "집 앞 사거리에서 가게로 향하는 길이 다 침수됐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계만은 멀쩡하길 비는 수밖에 없었다. 저녁에는 강내면 검색해 뜨는 뉴스들 보면서 가게 앞을 보트 타고 지나가는 사진만 수만 번 본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음 날 새벽 다시 가게를 찾은 A씨는 "가게 안은 난장판이었고 물이 대충 1.5m는 차오른 상태로 무거운 진열장이 둥둥 떠다니다가 물이 빠지면서 폐허가 됐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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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처참했던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흙탕물이 들어찬 가게 내부에는 무너진 진열대를 비롯해 의자, 물건들은 제자리를 잃고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고 멘탈이 무너져 바라보다가 돌아왔다. 집에 다시 오다가 문득 포기하지 말자 싶어서 다시 가게로 향했고, 친구와 같이 장비들을 빼내 깨끗한 물로 씻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만에 두 번을 망했다 보니 이 정도면 누가 못 살게 고사를 지내는 건가 싶다. 이미 빚이 있지만 다시 빚을 내서 앞으로 나가보려고 한다"며 "나 때문에 밤잠 설친 부모님, 임신한 아내. 난 그들을 힘들게 하기 싫다. 액땜했다 치고, 그렇게 믿고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졌다.
누리꾼들은 "위로의 말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힘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런 마인드면 꼭 웃을 날 올 거다", "진짜 고생했고 몸 안 상한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힘냈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기상청은 19일까지 100~200㎜의 집중호우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청주, 괴산, 보은, 옥천지역은 3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현재 충북 전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청주 미원에는 485.5㎜의 비가 쏟아졌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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